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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푠 흉보기


BY 열녀났네 2001-04-12

저요, 결혼 6개월된 새내기입니다….
결혼한지는 6개월 됐지만, 같이 산지는 1달도 채 안됐습니다. 그동안 주말부부했거든요.(저 한 5개월동안 남푠없이 혼자 시댁들어가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저희 동네 앞에만 와도 깨소금냄새가 진동 한다고 하는데, 깨소금은 무슨 깨소금? 하수구 냄새만 남니다.

남푠이란 작자(?)땜시 열라 열받습니다.
전 지금도 직장다닙니다. 제 생활을 말해 보자면, 아침 6시 되기 전에 일어나 6시 반쯤에 남푠이랑 같이 출근합니다. 물론 밥 먹습니다. 어떻게 30분만에 준비 다 하냐구요? 화장 안하고 로션만 바르고 눈썹만 그리고, 머리는 전날 감았다가 아침에 고무줄로 질끈 묶기만 하면 준비 끝입니다. 5분도 안걸리죠….남푠 배고플까봐 샌드위치도 싸서 넣어줍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7시 반정도 됩니다. 그러면 부리나케 저녁준비 합니다. 8:30~9:00사이에 남푠 오면 밥 먹고 치우면 10시 정도 됩니다. 그러면 집안정리도 좀 하고, 어쩔때는 빨래도 하고, 걸래질도 하고 그러다 보면 열두시 정도 되니깐 담날을 위해서 또 잡니다.
제 남푠요, 오자마자 PC키고,TV 틉니다. TV랑 죽고 못사는 사람입니다.
저번에는 저랑 좀 말다툼하고 나서도 오락프로보고 꺽꺽 숨넘어가게 웃던 사람입니다.
저녁 설거지는 자기가 해준다고 합니다. 한달동안 지금까지 5번정도 해줬습니다.
제가 연봉이 많이 작으니 그만큼 집안일로 떼운다고 참습니다.
몸도 무지 허약(일욜날 쫌만 무리하면 바로 몸살남)해서 제가 보약도 해줬습니다. 없는돈 쪼개서 해줬더니, 맥주 두잔정도는 괜찮다고 삼일이 멀다하고 먹고 옵니다. 열 튕겨 잔소리좀 했더니, 그래도 안먹으려고 노력한거라고 되레 큰소리 칩니다.
결혼전에는 예식장은 신부네 가깝게 잡아야 한다고 큰소리 치더니 시엄시땜에 남푠네 근처 쪼그만 데로 잡았습니다. 우리집에서 말 엄청많았습니다. 제가 남푠(그때는 남친)한테 좀 투털거렸습니다.(전화로) 그랬더니 시엄니한테 바로 전화해서 싫은 소리 했고, 시엄니 화났습니다. 그날 남친한테 전화하니 자기 엄마한테 불효했다고 “어~무~이~~”그러면서 또 꺽 꺽 울더군요. 나참….. 제 남푠 제말 잘 안듣습니다. 시엄닌 남푠이 자기 맘에 안들면 여자가 뒤에서 조정하니깐 그렇답니다.
매달 시엄니 용돈 주자고 그럽니다. (돈 안보내면 시엄니한테 전화옵니다. ) 그럼 전 우리집에 돈 똑같이 보내자고 합니다. 화제 딴데로 돌립니다. 나중에 자기집에 돈 보냈냐고 확인합니다. 자기집은 부모님 늙으셔서 생활비 벌어오는 사람 없다고… 친정부모님도 늙으셔서 생활비 벌어오는 사람 없는데…..
맞벌이 할 때 얼른 돈 벌어서 집살려고 저 아끼고 또 아낍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 1/3이 빚입니다.(서울 집값 얼마나 비싼지 다들 아시죠? 제가 또 250만 보탰습니다.) 저보고 너무 지독하게 살지 말자고 합니다. 지는 하고 싶은거 다 합니다. 운동, 볼링, 술, 친구만나기등.. 그러면서 나땜에 하고싶은거 제대로 못하면서 산다고 합니다.
어제도 야구보고 나서 설거지한다고 속옷바람으로 TV앞으로 가더군요. 그래서 제가 했습니다. 근데 되레 지가 화냅니다. 오늘 출근할때까지 아무말도 안하고…한숨만 팍팍 쉬더군요…
우쒸…. 내가 지한테 가정부로 팔려 온거 같습니다.

결혼안한 예비신부님께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효자인 사람, 식구 많고 시댁에 생활비도 없는 집에는 절대 시집가지 말라고 말입니다.

제가 속이 넘 좁나요?
그냥 열받아서 적었습니다. 쓰고나니 넘 기네요…
날씨가 넘 화창합니다. 이번주에는 꼭 벚꽃 놀이하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