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글에 딴지를 걸려고 답글을 올렸던 건 아닙니다. 시부모 사랑에 겨워 어쩔 줄 몰라하는 님이, 속상해 방을 이해 못하고 글을 올렸다고 말한 적도 없습니다.
님의 글 읽고서 답답한 맘에 글을 올렸습니다.
네, 그랬습니다.
여기 글 남기시는 분들 중에 어디 한 두 번 참지 않으시는 분들 계시다고 생각하십니까? 너무 참고 참아서 속이 썩어 뭉드러지고, 까맣게 타들어 가는 분들이 대부분인게 이 방을 찾는 분들입니다.
친정식구를 이해하는 만큼만 시댁식구를 이해하라고, 상대의 입장에 서서 보라고 말씀 하셨죠. 예, 그럼 좀 낫지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 상대방이 되어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수도 있지요. 저도 그런 님의 생각엔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그런데, 님 여기 찾으시는 분들이 그 정도도 생각해 보지 않고 여기 들어 오셔서 신세한탄을 하고 계신 걸까요? 전 앞에 답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결코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 두 번, 사소한 일로 파르르 사시나무 떨듯 떠시는 분들이 이곳에 글을 남기시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오랜동안 고통을 받고, 그래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에 더욱더 맘이 아픈 분들, 그런 분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어디 모자란가,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내 팔자가 그런가, 내가 못마땅하게 해 드린 걸까......몇 번을 생각하고, 몇 번을 고민하고, 몇 번을 되뇌이고...처음엔 자신의 잘못을 찾고, 결국 나중엔 그게 내 팔자려니 내 못난 탓이려니 모든 걸 내 잘못으로 돌리며 체념하며 사시던 분들입니다. 어디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어 그저 벙어리 냉가슴 앓듯 끙끙 앓아 오시던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여기 와서도 제대로 하소연을 할 수 없다면 어디가서 속내를 보일 수 있단 말입니까.
이곳에 오른 글들을 찬찬히 읽어 보십시오. 일회성 단발로 그친 소소한 일로 부르르 떨며, 유난스럽게 구는 분이 계신가 다시 한 번 읽어 보십시오.
그리고 끝으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님, 그러셨죠. 남의 글을 퍼뜩 꼬아서 이해하시는 그런 이해심을 갖고는 절대 남이 이쁘게 안 보일 거라구요. 예, 저 님의 글 곡해했습니다. 비뚤게 봤습니다. 두 눈을 치켜뜨며 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예, 그래서 님이 말씀하신대로 절대 님이 이쁘게 보이지 않습니다.
주의하실 것은 절대 남이 아니라, 절대 님이라는 것입니다.
예, 저 님이 이쁘게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그리 생각합니다. 님의 글에 답글을 다신 분들에게 결코 곱지 않은 투로 답글을 재차 다신 님은 누굴 이해하라는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입니다.
좋게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하지요. 곡해에는 곡해, 오해에는 오해가 최고지요.
예, 저 님 눈 밖에 났지요? 님도 제 눈 밖에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