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삼성캐피탈에서 날라온 종이 한 장땜에 계속해서 맘이 심란하다.
지난 3월 3일 남동생이 대출을 받았단다. 그것도 500만원이나...
이자는 무려 29% 납입기한은 2003년까지란다.
너무 놀라 집에 온 동생을 붙잡고 물었다. 이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동생이 말하길 자기가 쓰려고 대출한 게 아니가 사촌오빠가 부탁해서 대신 대출을 받은 거란다. 학자금 융자의 명목으로...
글쎄.. 다른 사람들은 사촌간에 뭐가 어떻겠냐고 할 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사촌오빠의 부탁으로 내 동생이 대출을 받은 게 이번 한 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작년에 몇 십만원, 2월 말에 200만원 대출받은 거 돈 갚았다고 용지가 날라오고...
사촌 오빠라는 사람이 견실한 사람이면 말도 안한다. 사촌 오빠 지금 28이다. 직장에 다니냐고? 그것도 아니다. 전문대 졸업 후 중국에서 한의학을 공부하겠다며 3년간 있다가 아무 소득없이 한국에 돌아온 뒤 한양대 캠퍼스에 편입했다. 원래대로라면 올해 졸업이지만 3월달 우리 집으로 날라온 통지서에는 제적처분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말로는 면접 보러가느라 기말 고사를 못 봐서 2학점 때문에 졸업을 못했다고 하는데 그럼 제적이라니... 200만원 대출도 집에 등록금 달라는 말을 할 수 없어 대신 내동생이 대출받아 준거라는데 그럼 그 200만원은 어디로 사라진건가? 그리고 이번에 다시 학자금 융자라고 대출받은 500만원은? 내 동생 말로는 아마도 카드빚때문에 대출받은 거 같다는데 도대체 학생이 어디에다 500만원씩이나 쓴단 말인가?
그리고 얼마 전에 결혼한 자기 친누나도 있는데 왜 내 동생에게 부탁한단 말인가? 내 동생 이제 24살, 3학년이다. 지금 걱정스러운 일은 사촌 오빠가 몇 달간 돈을 내다가 자기가 돈이 없다면 내동생에게 대출금을 떠 넘기지는 않을까 하는 거다. 법적으로 대출받은 사람은 내 동생이니 그 때는 정말 고스란히 당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정말이지 생각만해도 열이 받는다. 큰아버지(사촌 오빠의 아버지)는 우리 엄마 속을 썩이더니 이젠 그 아들이 내 속을 썩인다. 집안 내력인지... 큰아버지가 돈 없다고 해서 갖다 바친 돈만 해도 집을 몇 채 사고도 남을 지경인데 그 아들마져 내 동생을 이용해 먹는다. 이 사실을 엄마가 알면 분명히 쓰러지실테니까 말도 못 하겠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열받고...
여러분,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