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15

세상의 부모들..


BY 포기한 아줌마 2001-04-17

저는 친정부모던, 시부모던.. 포기하고 삽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온화하고 모든걸 감싸 안아주는
맹목적인 사랑의 표상인 부모.
며느리도 딸같이 사랑해주는 천사표 시부모.
그런 엄청난 복을 바라고 기대하다가 포기라는걸 한건 아닙니다.
부모란 모름지기 늘 희생하고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고,
그걸 가르치려 하는것도 아니구요.

너무 힘든 친정부모 벗어나려고 한 남자와 결혼 했고,
온전한 가정에서 온 며느리가 아니라고 ,
등만 돌리면 욕하고, 시아버지 욕심에 차지 않게 행동하면
친정 엄마자릴 보고 들여 왔어야 한다고,
아들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악몽 속에서 5년을 ,
집안 조용하자고 아무소리 없이 살았습니다.

동갑내기 시누이, 시아버지에게 늘 제 욕만 들은 터라..
친하게 지내 보려는것도 재수 없게 생각해도..
올케 언니가 아니라 , 오빠 등골 빼먹으러 온,
살만 찌는 가정부 취급을 해도.. 몸살이 나면서 참았습니다.

바보 같이요..
그러다가 속병이 나서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시아버지에게 큰소리도 못치고.. 부탁으로..
제 친정얘긴 제게 물어보시라고.. 그말에..
집안이 뒤집어져서... 몹쓸년 취급 받고..
광끼 어린 시아버지 앞에.. 그 광끼가 무서워서
어린 내 자식이 보는 앞에서..시누 앞에서
시아버지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잠잠해 질줄 알았습니다.


아파트에 와서 밥해놓고 신혼때 아무것도 모르던..
그냥 죽어 지내던 그때 처럼 , 밥해 놓고 청소해 놓고
살갑게 히죽대지 않는다고..
시아버지 괴씸죄에 걸려서 시누 결혼식에
다른 형제들에게 집값으로 거져 줬노라고..
질투심에 이간질 시켰던 돈 1000만원을
은행에서 이자 9%에 빌려서라도..
20일내에 갚으라고.. 엄포를 놓더군요.

내가 무릎 꿇을때 죽고 싶을 만큼 비참해 했던,
남편이, 이제 그만 힘들자고.. 너무 많이 노력했고..
힘들었다고.. 더 이상은 아니라고..

그래서 우린, 하늘 아래 고아처럼 지내기로 했습니다.
시아버지, 아들한테 인연을 끊자고.. 내용증명을 보내왔더군요..
인연이 끊어지니 그동안 도와준 부분을 돈으로 환산해서,
7000만원 으로 갚으라고.. 두번이나 보내더군요.
월급 차압까지도 추진 했다고.. 들었습니다.
당신 생각이지 법적인 근거도 하나 없이요...

두해나 됩니다.
악몽에서 헤어 나온지.
큰 아이는 눈에 띄게 밝아지고.. 시부모 보지도 못한 둘째는..
형과는 다르게 명랑합니다.
우리 부부는 감히, 행복한 기분을 조심스럽게 느낍니다.

세상의 부모님들..
못배웠어도.. .. 돈이 없어도.... 때론 화가 나고 ...
배우자가 싫어져도... 더 많은 힘든일들이 있어도...

자식들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서.. 잠시라도 인연의 끈을 놓아 버리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만... 그정도만.. 힘들게 하심 않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