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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땐 여러분이라면....


BY 어떡하죠 2001-04-19

오늘은 하루종일 우울합니다. 아무리 맘을 고쳐 먹으려 해도 잘 되지 않네요. 카드결재대금이 하루종일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서요.
그밖에도 걱정이 태산이지만 지금은 그냥 그 걱정입니다.
저는 결혼 3년차이구요. 아들을 하나두고 있는 공무원입니다. 결혼전 야무지고 제앞가림잘하고 제가 생각해도 영락없이 살아서 친정부모님에 믿음을 받았는데 저희 신랑 부모님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제가 좋아 부모님 설득시켜 결혼했습니다. 저를 믿으신거죠. 근데 저 결혼하면서 시댁에서 백만원(한복값)이 전부였죠. 친정부모님 넘 속상해 하셨어요. 첫 상견례때 우리 시엄니 아들집 못얻어 준다고 새사돈 되실 분들에게 당당하게 시어머니 얘기하는데 그 당참에 놀랐죠. 그때 생각하면 저도 넘 가슴아픕니다.
결혼하고 보니 신랑 결혼전 사업하다 빚만 6-7천만원 진것 알고 큰 충격 받았지만 마음 잡아가며 잘 살려고 노력하는데 얼마나 빚독촉이며 많았을지 저같은 상황에 계신분 아시죠. 그건 말로 다 못해요. 시부모님에게 일일히 말 안합니다. 그래서인지 시부모들 저희 걱정 안합니다
얼마전에는 돈때문에 걱정만하던 신랑이 집을 나가 일주일 동안 연락도 없는 거예요. 속이 다 탔어요. 근데 시어머니 맨날 전화해서 확인합니다. '게 연락왔냐' 안그래도 제속이 아닐 며느리한테 당당하게 전화하고 돌아오면 다독여주고 참으랍니다.
어찌 그리 상황파악을 못하는지... 우리 시어머니 여태까지 매일매일 전화로 확인하고 어떤때는 하루에 두세번씩도 하시죠. 안그래도 마음이 내마음이 아닐때가 많은데 정말 좋게 통화하기도 힘이 듭니다. 어떤때는 내말다하고 소리도 치고 싶지만 정말 그렇게는 못하겠어요.
제 친구들은 다들 전세값 정도는 시댁에서 보태주어서 결혼생활시작하고 나름대로 둘이 열심히 벌어 살림늘리는 걸 보면 정말 제가 부족한게 뭐 있어 이런 고생을 하나 싶어 너무 속이 상합니다. 아들은 1년넘게 백수고 이제는 공무원 공부한다고 하는데 시엄니 며느리 생각은하는지 남편 연락없이 집에 안오는데도 저녁에 애데리고 와서 저녁먹고 가랍니다. 밥이 편히 넘어갈 상황입니까. 명절날도 멀리사는 며느리는 늦게 와도 뛰어나가 오느라고 고생했다하고, 이건 가까운 죄로 하루종일 어린 애 챙겨가면 전이며 음식 다 해놔도 당연한거 있죠.
제가 부모라면 그런 며느리한테 미안해서라도 이래라 저래라 못할 것 같은데요. 자식빚 엄청난거 알면서 집장만 못해준다고 큰소리 친걸 생각하면 시엄니 얼굴 다신 보고 싶지 않은데...
6-7천만원이 공무원 월급으로 언제 벌어 갚아질 돈입니까. 어쩜 그리 무심한지 '고생많이 한다'소리 한번 들어보질 못했습니다.
박봉인 공무원 월급으로 그래도 내가 벌어쓰니 이정도지 정말 빚갚는것은 엄두도 못내고 생활비다 뭐다 내면 마이너스니...
인생에 선배님들 정말 답답합니다.
언제 그 빚을 다갚고 부모나 형제앞에 할도리 다하고 살수 있을까요.
우리 하나밖에 없는 아들한테도 넘 미안하구요. 넘 사랑스러운 아들인데 해주고 싶은 것도 많은데 가슴만 태우네요...
결혼전에 부족한것없이 내가 벌어 친정부모 힘 안빌리고 결혼하고 알콩달콩 잘살아 부모님 기쁘게 하자던 희망은 간데없고...
신랑이 원망스럽고 그 부모들도 다 정떨어 지네요..
이럴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줄수 없는건지... 결혼하고 진 빚도 아니고 이건 정말 오물을 뒤집어 쓴 기분이고 뒷통수 맞은 느낌입니다.
저 어떡해야 이 힘든상황 잘 극복할까요....
제가 너무 속상해 두서없이 ?㎡六? 이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