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한 마음을 달랠길 없어 또 이곳에 들렀습니다.
몇주의 냉전끝에 아니 어쩌면 결혼후 바로 시작되었을지도 모르는 냉전끝에 홀로서기를 결심하고 있는 아직은 많지 않은 나이이지만 속으로 곪아버려 중늙은이가 되어버린 서른살의 아줌마입니다.
솔찍히 겁납니다.
7년이나 그렇게 그의 그늘아래서 그저 착한게 제일인 줄 알고 살아온 세월을 어찌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그동안 부척 큰 우리 두 아이들은 또 어쩌고요.
가정이란 울타리안에서의 따뜻함을 스스로 만들지는 못하고 느끼고자만 하는 그의 이기심에 난 이제 지쳐버렸습니다.
아들과 딸 저 이렇게 셋은 남편(아빠)을 무지 무서워 합니다.
우리 아들 이제 8살인데 아빠 무서워서 같이 못살겠다고 합니다.
남편의 성장과정도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무능력한 아버지 밑에서 목소리 큰 엄마 밑에서 장남으로서의 어깨는 무겁고, 외아들이다 보니 짊어져야할 짐은 무겁고...
처음에는 그런 남편이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감싸주고 그를 이해하려고 했던게 나의 잘못이었나 봅니다.
이젠 그가 날더러 이기적라고 합니다.
상처받는 아이들 편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겉으로 내색한적도 없습니다.
밥상에만 앉으면 아이에게 야단치는게 너무 싫어 "밥좀 먹자. 소화가 안되잖아" 했다가 그날 밥상 다 날라가고 나 그에게 목졸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세돌된 우리 아들 엄마 멱살 잡고 흔드는 아빠를 주먹으로 마구 때리는 모습이 내눈에 들어오더군요.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그아이를 안고 작은방문을 잠그고 많이 울었습니다.결국 그 방문도 그의 손에 부서지고 말았지만...
하지만 그일도 잊고 다시 잘 살아보겠다고 마음먹고 살아온 시간이 삼년이 넘었습니다.
내게 어떻게 한건 다 그냥 넘어갈 수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만은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그는요.
그냥 보면 인상좋고 재미있고 잘 놀고 아주 가정적이게 보이지요.
그런 성격탓인지 밖의 여자들은 그를 좋아하나 봅니다.
우리 시엄니 이혼하면 나만 손해라고 하십니다.
당신 아들은 이혼하면 처녀장가라도 갈수 있다네요.
화가 나면 가끔씩 이성을 잃어버리는 남편,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 남편, 거기에다 최소한의 믿음마저 져버린 남편,
또 거기에다가 너무나 이기적인 남편.... 언제까지 그를 남편이라고 생각해야하는건지 이젠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우리 결혼후 시댁에서 2년넘게 살다가 돈 한푼없이 분가한지 5년 아직 갚아야할 빚은 조금 있지만 난 나름대로 아끼며 능력없는 시부모 생활비도 드리며 그렇게 알뜰히 살았건만 이제 내게 남은건 단 한마디 넌 이기적인 여자라는 말밖에 없으니...
우린 5년째 습기차는 반지하방에서 살다보니 아이들 감기는 기본이고
엊그제 아빠에게 심하게 따귀를 얻어 맞은 우리 28개월된 딸(멍까지 들었음) 그날부터 시름시름하더니 오늘까지 열이 펄펄납니다.
우린 이렇게 3000만원짜리 지하 셋방에서 살지만 그는 새까만 고급 승용차타고 폼잡고 다니겠지요? 도대체 누가 이기적인 건가요?
이렇게 게시판에 글올리는거 다 자기얼굴에 침뱉기라는거 압니다.
하지만 동병상련의 글이든 따끔한 충고의 글이든 다 제맘을 위로하기에는 충분한것 같아 두서 없는 글 올립니다.
가능하면 싸움 만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