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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깊은 상처


BY 홧병 2001-04-22

남편과 저는 7년 연애하고 결혼 했습니다.
이곳에 글올린 분들 조언보고 나도 웬만하면 마음을 다스리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쉽지가 않군요.
남편 저 처음 만났을때 공부중이었고 연애기간동안 제대로된(남들같은) 데이트 한번 못해보고 남편 공부 끝낼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공부끝나고나니 한번도 의심해보지 않은 여자문제로 제속을 썩이더군요. 후배라는 미명하에 유치하기짝이 없는 행동을 하는 그여자에게 제가 있음을 밝히지도 않고 몰래 만나곤 하더군요.
남편을 선택했던 이유도 절대 여자문제로 속 안썩일것같아 선택한건데.. 제가 뭔가 착각을 했던것같습니다.
첫번째 사건이 저에 의해 정리되고나니 마음이 횡~하니 통 정이 가지 않더군요. 어떤 정신과 의사가 쓴 책에보니 남편의 외도로인한 상처는 3년 정도 지나고나면 기억이 희미해질거라고 하길래 그거 위안삼아 내자신을 다스리고 살았답니다. 그런데 3년이 채 채워지기도 전에 또다른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이번엔 느닷없이 불륜영화의 대사를 들먹이며 핸드폰 메세지가 뜨더군요. 여자의 육감이 무섭더군요 첫번째일이후 핸드폰을 늘 주시했는데 엉뚱하게 또다른 여자후배가 등장하다니.... 기가막혀 들이미니, 남편 모르는일이라더군요. 후배한테 당장전화하니 "자기가 취중에 실수한거다. 자신도 황당하다. 좋아 하는 맘이 있긴했지만 이렇게 실수할줄 몰랐다 죄송하다."등등 사죄의 말하더군요. 나이가 어린것도 아니고(서른이면그렇죠?) 해서 좋게말하고 나중에 일이 있어, 얼굴보고 '내가 아무게 부인이다. 지난번 전화이후 나도 마음이 편치 않더라 그래도 앞으로도 얼굴 마주칠기회가 많을거 같으니 인사나하자.'고 하고 지나갔는데 남편이 정식으로 소개를 안시켜준것도 이상했지만 어떤식으로든 나의 이미지를 심어놓았다고 생각하고 그래도 믿었습니다.그여자 너무도 미안해하길래.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들 말하는 최고의 위치에있는 사람인데라는 터무니 없는 믿음이있었구요. 그런데 아니더군요. 그 일 있은지 2달정도 지나고 나서 남편 만취상태로 뻗었는데, 오빠없이 사는니 죽는게 났대는둥 하며 문자가 또 뜨더군요. 남편에게 내밀자 그여자 미쳤다고 하더군요. 자기와 무관한 메세지라고 오히려 펄펄뛰더군요. 후배남자친구한테갈 것이 잘못 온 게 틀림없대며 오히려 확인 전화를 남편이 하더군요. 그러나 전 그여자에게 한번의 실수는 있을수 있대지만 번번이 이런 상황 견딜수 없어 그여자로부터 정식으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억울하다는 남편은 그렇다치고 도대체 상식이하의 행동을 하는 그여자의 저의가 뭔지 궁금하더군요.
이번에도 실수라고 하더군요.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제가 너무 과민한 반응을 보인건가요? 처음 메세지 이후 남편과 그후배 통화하고 지내는거 알면서 모른척했습니다. 그후배 말대로 한쪽의 일방적인 감정이라면 전 별로 개의치않거든요.
그런데 두번째 메세지 내용은 한쪽의 감정만으론 도저히 나올수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황당한 사건이 거듭되고나니 감정이 아주 안 좋아 지더군요.
심지어 남편으로 인해 헤어진 첫사랑의남자 마저 기억이 날정도였으니.. 그여자후배와 지금도 연락하는지 안하는지는 모릅니다. 제가 살아야 겠기에 신경 끄기로 했답니다. 가출도 하고(그땐, 이혼을 구체적으로 생각했죠) 집안이 시끄러울대로 시끄러웠기에, 살기로 맘잡은이상 이렇게 그럭저럭 지냅니다.그런데 문제는 결혼한이후로 계속되는 여자문제로 제마음이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아기를 가져야 할 시기가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생기지 않더군요 병원에 가 진찰해보면 신경이 너무예민해서 그렇다고 하는데,쉽지않군요. 피임은 한번도 해본적없고 생리날짜도 매우 규칙적이거든요, 문득 문득 아기를 가지는게 잘하는것일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신뢰가 없어진 가정에서 아기에게 무엇을 해줄수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모범이 되어야할 부류의 인간들의 썩은 행태에 신물이 나기도하구요. 이런맘먹으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자꾸 흔들립니다.남편 말을 믿어야하는지도 모르겠구요.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요즘은 제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 3주 정도 지나고나니 허무감만 생기는것같아 이렇게 두서없이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