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5일날 연휴날 시골 친정집에 간다는 동생손에
십만원을 쥐어주며 부모님께 갔다드리라고 했다.
오만원만 할까? 아니면 삼만원만 할까?
아니지 부모님인데 살아계실때 잘해드려야지 하며 보낸 용돈 십만원.
그 뒷날 저녁 따르릉 하며 전화가 울리기에 받아보니 엄마였다.
'니가 무슨 돈이 있냐고...당신네들이 도와줘도 시원찮을 판에 니가 무슨돈이 있어서 이렇게 보냈냐고 하시며 당신 죽기전까진 무슨일이 있더라도 너만큼은 잘살게 해놓고 죽을거라고 울먹거리며 후다닥 아버지를 바꾸셨는데 그렇게 무뚝뚝하신 아버지 또한 반울음으로 내 안부를 묻기에 전 잘삽니다. 앞으로도 그럴거구요 남편있는 사람보다 더 열심히 잘살고 있으니 걱정마세요.
하며 삐져나오려는 울음을 어금니로 꾸욱 눌러 앉히며 수화기를 내려놓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신랑 살아생전엔 없는집에 맏며느리로 시집간 딸이 안쓰러워 용돈을 드릴라치며 그 용돈에 두배를 꼬옥꼭 손에 쥐어주며 얼른 집사야 되지 않것냐 하시던 부모님.. . 그 부모님이 서른에 애 둘데리고 청상과부된 딸이 드린 용돈을 이번에 눈물로 다 적셔놓으니...
아 울 신랑은 자기 갈때 내 청춘과 내인생과 울 아이들 인생과 내가 해야할 효도 까지 깡그리 다 죽여놓고 간것이었다.
사람들은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고 말한다.
산사람은 어떻게든 산다고....글쎄 그들이 알까?
이 절망적이고 막막한 내 앞날과 울 아이들 앞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