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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넋두리...


BY 연인 2001-05-10

올 3월에 결혼해서 울산에 신랑과 단 둘이 내려온 새댁이거든요.
신랑회사 땜에 친정, 시댁은 모두 인천인데 둘만 내려와 살아요.
내가 다니던 회사는 그만두고, 울산에 와서 우연하게 직장을 새로
구했고, 지금 한 달이 흘렀네요.


울신랑과는 연애6년.. 동갑이라서 그런지 항상 친구같고 다정스럽
고 너무 착하고... 흠잡을 때라고는 없다.
그러나, 결혼한지 한 달만에 시댁에 큰일이 생겼다.
어머님이 아버님과 이혼하신단다.
소송비용 600만원 각기 자식들이 200만원씩 내기로 했다.
내긴 내야겠는데, 결혼한지 한 달, 대출 천칠백을 받은 나는
엄두가 안난다. 정말 이혼은 하셔야 하는데...

울 시어머님은 너무 좋다.
울산오실때 아이스박스에 반찬, 김치등 여러가지를 싸가지고 오셨다.
며느리 회사다니느라고 힘들다고 항상 말씀하신다.

시댁의 문제는 시아버지...
시아버지는 아버님이란 호칭으로 부르기에는 너무 짜증날 정도다.
울 신랑 7살때 다른 여자와 동거를 시작..
지금은 23년째 배다른 두 형제를 낳고 그 집에 살고 있다.

어머님은 모든 것을 자식위해 참고 사셨다.
사회라는 곳에서 아비없으면 자식들 흠잡힐까 두려우셔서 여태껏
이혼 못하고 사셨다.
아버님, 아직도 너무 떳떳하다. 1년에 한 두번 보는데도..

아버님 월급, 퇴직금은 여태까지 모두 그여자의 몫...
어머님은 혼자 장사를 해서 삼남매 모두 대학보내고,
결혼시키시고...
아버님은 우리 결혼 당일날 얼굴만 내비치고 그냥 가버렸다.
폐백때 1원 한 장 안 주셨다. 결혼? 우리신랑 혼자 벌어 준비했다.
불쌍한 울 신랑...

이제라도 이혼하신다니 너무 기쁘다.
아버님 재산이 꽤 있고, 최고급으로만 뭐든지 한다.
돈이 있으면 본인이 쓰기에도 바쁘다. 자식인지, 남인지...
남한테도 안 그럴꺼다.
울 어머니 이혼해서 위자료 받으시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이혼소송이 만만치 않아서 걱정되긴 하지만...
어떻게든 이백만원 만들어서 붙쳐드려야 겠다.
어머님, 이기는 그 날까지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