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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번다고 날 무시하는 남편'을 쓴 아줌마입니다.


BY 속상해서 2001-05-11

여러분의 글을 읽어보니 한결같이 '그만두라'고 하시더군요.
정말 그만두고 싶습니다.
그런데 참 걸리는 것이 많죠.
결국 그만두지 못하면서 '헤어지자'는 말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그래도 남편은 눈도 깜짝 안 합니다.
완전히 강심장이죠.
제가 힘만 더 세다면 정말 콱.......

오늘 또 뒤집습니다.
월급 들어온 것을 한푼도 쓰지 말라고 합니다.
이제는 저축도 자기가 하고, 월급통장도 자기가 갖고 있겠답니다.
전 그냥 제가 벌어서 제가 살래요.
전 수입이 일정한 날짜에 들어오는 일이 아니라서(인터넷 관련 일)
가끔씩 남편의 월급에서 가불해 생활비를 쓰고 월말에 저축을 모조리 채워놓곤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친정 아버지의 병원비를 걱정했더니, 빼서 쓸까봐 그러는지 가지고 가 버리네요.
정말 치사해서.....

요즘 같으면 어디 좋은 남자 맞추어 놓았다가 이혼하고 싶습니다.
다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이 남자에게 보여주고 싶거든요.
'이 남자야! 너 같은 놈보다 몇 천배 나은 남자다 한 번 봐라'하면서요.
그런데 이 남자는 절대 이혼은 안해줄 것 같습니다.
아주 노골적으로 그러네요.
'너만큼 집에서 살림 알뜰하게 하면서, 돈 벌면서, 남편 말 착착 듣는 여자가 어디 있겠냐. 그러니까 난 무조건 너랑 살거다.'
아주 환장할 말입니다.
알거 다 알면서도 절 배려하지 않는 그놈의 성격은 무엇인지?
오늘도 자기는 저거 집에 들렀다 온다면서 늦겠다고 합니다.
한번이라도 저녁을 먹고 온 적도 없는 바보가 저거 엄마한테 돈 주러 가는 모양입니다.
시엄니는 아들한테 돈만 받아 쓰면서 밥 한끼도 안해 줍니다.
하다못해 아들 생일날도 전화한통 없는 노인네라 만정이 떨어집니다.
어째 그리 똑같은 모자간인지.
가끔씩 너희끼리 잘 먹고 잘 살아라 하고 떠나고 싶지만 새끼땜에 이도 저도 안되고........

며칠전에 뉴스를 보니까 폭행하는 남편 죽인 여자가 집행유예로 풀려나더군요.
차라리 죽여버릴까 싶을 정도입니다.
감옥에 갔다 와서 새롭게 잘 살고......

이제부터 여유가 되는대로 보험이나 잔뜩 들어 놓아야겠습니다.
성질날때마다 그놈의 보험증서 들여다 보면서 스트레스나 풀리게 말입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참 한스럽습니다.
'평등한 부부가 될 거야'하던 입 발린 소리에 속은 자신이 너무 비참하네요.
평등-좋아한다. 이 남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