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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빈부부의 하루.


BY 뱃살 2001-05-11

창밖으로 보이는 싱싱한 푸름이 눈물나게 아름다운 동네에
뱃살만 디룩디룩한 사십대 부부가 살았습니다.
그남편은 일년째 백수로 딩굴거리고
그 아내는 그 남편만 째려보며 딩굴거렸습니다.
이 부부는
아이들 학교가고 나면 텔레비전앞에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밥먹고, 목욕하고, 디비자고,
남편은 컴퓨터 고스톱치고
아내는 아컴에서 놀고
그렇게 그렇게 놀기만 했습니다.

그 남편 머리속엔 뭐가 들었는지 그 아내는 모르고
그 아내 머리속엔 그 남편 원망으로만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 부부는 살찐 벌레처럼 딩굴딩굴 버거적거리다
저녁 뉴스를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평생 미용실로 모은재산 10억을 사회에 환원...."
그 아내,
쥐뿔도 없고, 능력도 없고, 용기도 없는 주제에
겉치레에 잘난척하기는 좋아해서,
"정말 훌륭한 사람이구나" 하며 마음속으로 착한척을 했습니다.
그 남편,
세상 모든기준이 자기에게 있는 사람인지라 필요한말만 쏙
골라서 듣습니다.
"미용실하면 10억 버는구나!"
그 아내...
돈 한푼 못버는 주제에 여린척 하느라 남편의 그말에 슬퍼져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아들이 돌아오면
한침대에 누워 각자 다른꿈을 꾸며 잠들겠지요.

아내는 매일밤마다 결심합니다.
뭐든지 해서 돈을 벌어야한다고..
그러나 날이 밝으면 계속 벌레처럼살아야할 핑계거리가
10개도 넘게 생깁니다.

이런것들을 보고 식충이라고 부르는것이겠지요.
이런것들을 바로 골빈것들이라고 불러야겠지요.
세상으로 나갈 용기도, 재주도, 부지런함도 없는 빙충이 부부...
게다가 주기적으로 눈물까지 넘쳐난답니다.
참 주제에 남 하는건 다 한다니까요.

미안하다.
내 몸을 빌어난 내 자식들아.....
너희들만 아니면 이젠 잠에서 깨고 싶지가 않구나..
자식이란 글만으로도 가슴이 뻐근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