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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앞두고...


BY 갈팡질팡 2001-05-12

울 신랑 성실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홀어머니 외아들 짜증나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이기에 견디죠. 근데 복에 겨웠는지 너무 짜증납니다. 너무 바쁘기 때문이죠...
울 남편...7시 10분이면 출근하여 기본 11-1시 사이에 퇴근합니다. 도대체 대한민국일 혼자 다하나 봅니다. 토요일도 없고 일요일도 가끔 출근합니다.
출산을 앞두고 너무 외롭고 병원에 함께온 사람들을 보며 부럽고 속이 상했는데 남편은 너무 스트레스가 쌓인다면 술좀 먹고 온답니다. 남자가 사회생활하면서 가끔 술마실수 있고 기다리는 제 외로움보다 그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클수 있지요...그런데 너무나 화가 납니다. 그냥 막 울고 싶습니다.
도대체 잠 6시간 같이 자자고 결혼생활을 해야하는건지 모르겟습니다. 혼자 아기키우자고 아기를 낳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래봤자 답도 없다는걸 압니다.
물론 속썩이고 노는 남자들에 비하면 행복합니다. 물론 박봉에 혼자 일 다하고 다니지만 그나마 그게 행복한것도 압니다. 하지만 너무 외롭고 싫습니다. 가정의 기본적인 일들도 챙기지 못할만큼입니다. 6-7시쯤 아파트 앞동 부엌창에서 식사를 바삐 준비하는 주부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면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군요...단 하루라도 저녁을 같이 먹는 날이 있을지...
생활이 이러다보니 전 일요일 하루 보고 삽니다. 그나마 출근할때면 정말 돌아버릴지경으로 외롭습니다. 만삭의 몸이니 어디 다니지도 못하고 그냥 하루종일 집에서....복에 겨운 소린가요...
내일 일요일은 내 생일입니다. 정말 기다려왔는데 오늘 어머님이 오신다더군요(생일인건 모르심)...늘 그랬듯이 주무시고 내일 가시겠지요...짜증이 납니다. 출산을 코앞에 두고 이 퉁퉁부은 두 발로 생일날 어머님 수발까지 들어야 합니다. 남편은 어머님도 있으니 하나 도와주지 않고 맘놓고 잠만 자겠네요...
그냥 짜증이 나서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