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한데 말할 사람도 없고 이렇게 씁니다...
전 결혼한지 6개월이 되었습니다. 우리 남편은 무녀독남의 외아들이고 저희 시아버님은 막내십니다. 그런데 큰집의 제사며 행사가 있을때는 저희가 꼭 가야합니다. 당연한 일이고 집안 행사에 참석하면 좋죠. 그런데 시집온지 한달밖에 안된 며느리인데 아들 바쁘고 힘드니 저만 내려오라 하십니다. 이번주 토요일날에 신랑이 사정이 있어서 큰어머님 제사에 못가겠다했더니 저만 오라고 하시는군요.
제가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한다고 했을때 주위에서 말렸어요. 아들 하나면 모시고 살아야하고. 아들에 대한 기대도 많을거니 힘들거라고. 그런데 제가 처음 인사를 드리려 시댁에 갔을때 아버님이 두분중에 한사람만 남으면 그때나 모시라고 하시드라구요... 전 그말을 믿었는데 본심이 아니었어요. 아버님이 제 신랑한테는 아무말도 안하고 제게만 그러십니다. 같이 살면 어떠냐고. 그러면 제가 뭐라고 하겠어요?
저희 신랑은 지금 공부를 하고 있어서 생활비를 시댁에서 받아쓰고 있어요. 결혼전 신랑이 제게 약속한 부분이고 학생인 아들을 결혼시킬 생각이시면 당연히 생활비를 보태주시겠거니 했어요. 보태주시긴 합니다. 백만원... 많은거 같죠? 이돈으로 아파트 관리비. 각종 세금. 신랑 책값. 학원비. 기름값...이것만으면 살만해요. 차가 중고차라 자주 고장나는데 지난 6개월동안 백만원은 들었을거에요. 일찍 학교를 가고 늦게까지 연구소에 있어야 하고. 또 우리 아파트 교통편이 안좋아서 차를 안끌고 다닐수 없죠. 아버님께 차를 사다라고 했는데 뭐라는줄 아세요? 저보고 복권 사서 당첨되면 사라고... 차타고 다니니까 살만 찐다고. 티코나 끌고 다니라고. 티코 사면 처음에 얼마는 내주겠는데 신랑이 직장을 잡았을때 해주시겠다 합니다. 새차는 포기했죠. 그래서 수리비만 죽어라 듭니다.
한번은 쌀좀 사달라고 했다가 니네 쌀까지 팔아줘야하냐고 난리 났었죠.
결혼하고 2주쯤 지났을때 김장을 한다고 내려오라고 하시더군요. 잡일을 제가 다 도맡아하고. 칼에 손비고 고생했는데 다른 분들께 일도 안하고 다치기만 했다고. 오히려 어머님한테 김장하는거 배웠으니 수강료를 내라고 하십니다. 장난이겠지만 수고했다는 말한마디없고 한게없다고 하니 서운했어요.
그리고... 지난번에 우리 친정식구들과 함께 저녁을 했어요. 처음맞는 사위생일이라 친정 아버지가 대접을 했어요. 친정 아버지가 약주를 좋아하시는데 아버님께 잔을 돌렸어요. 그랬더니 우리 시아버님이 이러십니다. 잔돌리는거 싫다고. 사돈한테 질렸다고. 어떻게 자식들 있고, 사위도 있는데 친정아버지께 질렸다는 말을 하십니까? 시아버님도 술 무진장 좋아시시는데 그러십니다.한달전부터 저녁 함께 하잔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쟤네 집으로 가서 미역국도 끓여줄려고 계획을 했는데 이렇게 내려오니 할수없죠..." 우리 친정부모님은 생각해서 하신 저녁초대인데 너무 하시죠?
말하자면 끝이 없어요. 저요... 시댁에서는 조금 달라붙는 옷도 못입어요. 집에서 약간 스판의 바지를 입었다가 아버님이 난리치셔서 어머님 평퍼짐한 바지로 가라 입었어요. 근데요 웃긴건 제가 화장을 진하게 안하는데 화장 안한다고 뭐라하십니다. 생머리를 풀렀더니 파마를 하라십니다. 요즘 세상에 제가 이런 간섭까지 받아요.
저희 집에서 시댁 부모님과 큰집 형님들 모시고 집들이를 했는데 우리 어머님 다른 사람 밥먹는데 집이 지저분하다고 걸레 들고 다니시면 닦아요.
결혼하고 지금껏 시어머님은 반찬 한가지 안해주세요. 열무김치 담글줄 아냐고 하셔서 못한다고 했더니 아버님이랑 두분이서 배워야지. 어머님이 해주냐고 하십니다. 뭘그리 해줬다고 그러시는지. 지난달레 신김치 두통주십디다. 제가 집에 처음 내려갔는데 다들 한상 차려주신다면서요... 전 방바닥에 신문지 깔고 고기 구워주셨어요. 친정엄마한테는 이런말 하지도 못해요. 우리 엄마 사위온다고 상다리 부러져라 준비하신는데 말입니다. 전 젖갈을 못먹는데 아들 좋아한다고 젖갈만 사주세요. 그것도 종류별로....
한번은 외식을 하자고 하셨어요. 신랑이 일이 있어서 3시쯤 출발했는데 토요일날 워낙 막혀서 7시가 넘어서 도착했어요. 모처럼 아버님이 외식하자고 했는데 늦었다고 또 얼마나 혼났는지 몰라요. 근데 3500짜리 부페가 있는데 거길 가자고 하시더군요. 얼마나 기가 막히던지. 우리신랑이 화가 나서 장어구이를 사달라고 했고 그걸 먹으러 갔는데 이게 얼마나 비싼데 사달라고 하는냐. 니넨 둘다 세상물정을 몰라서 큰일이다. 밥먹는동안 계속 이러십니다. 그날 저 체했어요.
우리 아버님 성격도 별나고 다른 사람한테 좋은 이야긴 못하시는 분이에요. 항상 누구 잘못한것만 생가하시는 분이죠. 우리 어머님도 만만치 않아요. 우리 친정에 먼저 들려서 저녁 먹고 간적이 있는데 어머님 소리 지르고 저 무릎 꿇고 빌었어요. 뭐가 잘못한건지 모르는데 아무튼 빌었죠. 큰집 제사라고 내려오라고 해서 간적이 있는데 우리 친정이랑 시댁이랑 버스로 30분정도라서 다음날 들리려했는데 우리 아버님이 아침 기차표를 끊어 노셨어요. 친정가지 말란 얘기시죠. 친정서 잔다고 했더니 우리 신랑한테 왜 처가집에서 자냐고 그러십니다.
정말 시댁에 갈 생각만 하면 숨이 막혀요. 당연히 내년에 같이 산다고 생각하시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오죽하면 같이 살게되면 이혼한다는 말까지 했겠어요.이번주에 저혼자 내려가야하는데 어떻게 하죠? 너무 두서없이 길게 써서 죄송해요. 이렇게 이야기하니 조금은 시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