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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3일째..


BY 냉전녀 2001-05-16

주말에 시댁에 다녀온 후로 남편과 냉전중이다.
시댁에만 가면 변하는 남편..
잔정없는 시댁식구들..
여우같은 형님..

9개월된 아기가 심한 장염으로 11일을 입원해 있었다..
울 친정엄마 농사때문에 바쁘시지만 모든일 제쳐두고
아기 병간호 자청하시며 병원으로 오셨다..
나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병원에서 계속 출 퇴근을 했다..
몸과 마음 모두 파김치가 된 상태..

시댁식구들 얼굴도 안 비치다가 너무 속상해서 남편한테
몇 마디 했더니 어머님만 한번 오셨다 가셨다..
아버님 끝끝내 퇴원하는 그날 까지 얼굴 안 비치셨다..

퇴원한지 이틀이 되던날 시댁큰댁조카 돌잔치가 있었다..
파김치가 된 나..
주말이라 편하게 쉬고 싶었지만 안 갈수도 없고 해서
오후에 시댁에 갔다..
남편은 점심을 먹고 가고 나는 그냥 갔다..
울 시엄니 과일을 깎아 드렸더니.. 내옆에 있던 과일접시를
남편쪽으로 밀어놓으면서 남편 입에다 갔다 준다..
나는 내손으로 집어 먹었다.. 그러자 바로 또 남편입에다
과일 한조각을 갔다 내민다.. 내가 먹을까봐,,,
한마디 했다.. 채린아빠는 점심을 먹고 왔구요.. 저만 안 먹었어요..
듣는척 만척..
항상 이런식이다.
무슨 음식이 있으면 항상 남편입에다가 떠 넣어준다..
내가 먹을까봐서리..

여우같은 울 형님..
시댁에 오기 정말 싫어한다..
나는 뭐 가기 좋아서 가나..
그날도 저녁 늦게 와서 밥만 먹고는 금방 갔다..
별별 핑계를 다 대면서..
형님네 아기가 어렸을적엔 기저귀를 조금갖고 와서
빨리 가야한다 하고, 분유를 조금갖고 와서 빨리 가야한다 하고..
지금은 아주버님이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니는데..
그놈의 시험은 매일있나부지..
매주 시험때문에 못 온단다..

두형제가 나란히 집안에 있으면 울 시아버지
울 남편만 불러서 일을 시킨다..
울 남편 어렸을때부터 그랬단다..
아주버님은 공부하라고 하고 울 남편은 농사일만 시켰단다..
그래도 울 남편 얼마나 효자인지 모른다..
자기 엄마 아빠가 최고다.. 나는 안중에도 없구..

시댁올때 울 형님 뭐 사가지고 오는 걸 못본다..
하지만 갈때는 바리바리 싸갖고 간다..
명절때도 나보고 그런다.. 우리 5만원만 드리자..
하지만 양심에 걸려 나는 형님몰래 어머님께 용돈을 더 드린다..
물론 갈때 과일이며 선물이며 한보따리 사가지고 간다..
이렇게 하면 뭐할까?
남편이 알아주길 하나..
그렇다고 시부모가 알아주길 하나..
그래도 맏며느리가 최고라고 하니..
나를 보면 울 시엄니 일 못시켜 안달이구..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여지껏 시부모님께 도리를 다 하고 싶어서 형님보다
잘했던 내 자신이 밉다..

아침에 아기가 자꾸 칭얼대서 자리를 못뜨고 있었더니
울 남편 일어나서 나보고 기본이 안돼있다느니.. 하면서
부엌에 나가서 일안한다고 타박이다..
얼마나 섭섭하고 서운하던지..
이런말 듣는게 한두번이 아니다.
시댁에만 가면 나한테 상처를 준다..
한번은 아기가 잠을 안자서 어렵게 재워놓고
다음날 자격증시험이 있는남편이 새벽2시가 되도록
시댁식구들하고 고스톱을 치며 놀길래 건너가서
그만하고 자던가 공부를하지 그러냐고 했더니..
나보고 대놓고 니가 뭔데 나서.. 하면서 니 주제를 알아라..
니가 여기서 큰소리칠 군번이냐? 하는 거다..
시부모님이며 형님 그리고 시누이가 있는 그 자리에서
나한테 그런 소릴 해야 하나?
이제껏 아무리 잘할려고 바둥대면 뭐하겠나?
싶은게 정말 너무나 남편이 미웠다..
남편이 날 우습게 보고 막 대하니 시댁식구들 전체가
나를 우습게 보는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남편의 성격이 고쳐질것 같지가 않다..
너무나 속상해서 미칠것 같다.
친정에 맡겨놓은 아기가 너무나 보고싶다..

앞으로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