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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아빠란 존재는...


BY 둘째딸 2001-05-16

이 글에 대한 비난의 글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너무 답답한 맘을 적었으니까요..

친정은 누구에게나 푸근한 곳이죠.
오늘 동생을 만났어요. 같이 점심을 먹었죠.
동생이 말합니다. 엄마가 간이 안좋아지셔서 간검사를 한다고.

병원에선 절대 일하지 말라고 하는데 저희 엄만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한식부페에서 주방일을 하십니다.
그러니 심장수술해서 인공판막을 붙인 몸이 견뎌낼까요.
무리를 해서인지 간에 이상징후가 보이는 가 봅니다.

물론 저흰 친정 아빠도 있답니다.
엄마완 열살차이죠. 작년까지 직장에 나갔었는데 그때도 90만원 월급에 딱 반만 엄마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면 엄만 그걸로 동생 학비대면서 집안 살림하면서..
돈이 모일리가 있을까요..

지금은 실직상태라 그리고 호적상 많은 나이 때문에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시골 할아버지 댁에 다니며 그냥 이런저런 일을 합니다.
그런데 ..
요즘들어 왜 아빠가 한심해 보일까요.
올해 친정아빠는 60이세요.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들은 70이 다되어가도 그 용돈이라도 벌 요량으로 출근을 하시는데 울 아빤 경비는 죽어도 못한답니다.

휴우 한숨이 나오네요.
시골에서 농사를 지을때도 일년내 죽어라 지으면 남는것도 없이 어딘가로 돈이 다 새더군요.
시내로 이사온 뒤엔 월급타서 삼일이면 돈이 없답니다.
여자가 있는것도 아닌데 엄마말은 놀음을 하는것 같다고..

울 아빠 친목계도 있습니다.
시골에서 친구들과 만든 계인데 약 20명 정도 됩니다.
그중에 저와 동창생이 4명이 있답니다.
그 동창들요 다들 대학나와서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들정도의 결혼해서 잘 살더군요.
똑같이 시골에서 자랐는데 왜 울아빠만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욕심이 없었을까요..

지금와서 생각하면 좀 맘이 좋지 않습니다.
대개 말들은 하죠.
니가 벌어서 가면 되지 않느냐고..
집에서 대학에 ㄷ 자도 꺼내지 않는 형편에 혼자 우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내 동생 그나마 대학 다닌 동안도 울 아빠는 대학 등록금이 얼마인지, 책값이 얼마인지도 몰랐을 정도이니..

정말 한심하단 생각을 버릴수가 없습니다.
사소한 것에 괜히 예민해 지십니다.
엄마가 일이 조금 늦게 끝나 집에 늦게 오면 가게에 전화를 한답니다.,
왜 그렇게 늦게 끝나느냐고..

전 결혼을 해서 아이도 낳았는데 왜 이렇게 친정 아빠가 날이갈수록 대하기가 껄끄러워 지는건지..
다들 여기 오시는 분들은 친정에선 사랑받고 시댁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저와 같은 입장이시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위로의 글이라도..

부탁해 보려고요..
철없다 핀잔하셔도 좋은데, 제 맘을 조금이라도 다스릴 수 있는 도움도 주시면 좋겠어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