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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사는게 아니라네.


BY 바보야 2001-05-18

너무나 힘들어요..
왜 이렇게 남편이란 사람 나를 가둬두려고 하는지..
도무지 상식이란게 통하지 않는 사람..

남편은 가게를 해요.
가게를 하면서 술이 늘더니 아예 매일 술이예요.
처음엔 술마시고 들어오면 같이 싸우기도 했지만 워낙 손버릇도 좋지 않고 험한 꼴을 많이 보여서 내가 겁을 내고 아무말도 안하게 되었지요.
그런데도 술마시고 들어와 그냥 자는 적이 없어요. 꼭 나를 깨워 시비를 걸지요. 그걸 다 받아주느라 제 가슴은 타들어가요. 술 취한 개라고 내게 올 피해를 줄이려면 속에선 울어도 겉으론 웃어줘요.
이 남자 주제에 얼마나 밝히는지 술마시면 꼭 그짓을 하려고 덤벼요.
나는 이제 온정이 다 떨어져 옆에 눕는 것도 싫은데 각방쓰고 싶어도 그걸로 또 내게 난리를 떨 사람이기에 그러지도 못해요.
이사람이 얼마나 지독하게 못됐고 이기적인지 말로 다 쓸수 있다면 좋으련만 차마 그말까지는 쓸수가 없군요..
내게 했던 몹쓸짓은 아침이면 기억을 못해요. 나는 그일이 가슴에 맺혀있는데 남편은 자기가 언제 그랬냐며 나를 속이 좁다느니 꽁하다느니 해요..
심지어는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으니 자기가 술먹고 그러는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기가 막혀서 할말을 잃었죠.
내가 무어 매일 그사람 그렇게 화나게 할일 있을까요.
술먹고 행패부릴까 두려워 술마시고 늦게 들어와도 전화 한번 안하고 바가지 한번 못 긁고 사는 나인데...

남편은 나를 가둬두려고 해요.
시장을 가도 자기에게 전화를 하고 가래요.
늘 그래야 하는게 속상하고 자존심 상하고해서 어제는 말도 없이 미장원에 갔다왔어요.
집에 오니 그사람이 왔다간 흔적이 있어서 전화를 했죠. 당연히 내게 잔소리를 퍼부을 거라는 짐작은 하면서.
역시나였어요.
나도 발끈했죠. 왜 나는 어딜가면 간다고 얘기를 해야 하느냐고.
덕분에 싸움은 아주 커졌고 전쟁이 되었죠..
남편은 점심을 먹으러 왔었는데 사람이 몇시간이나 행방불명이더라는 거죠. 그 말은 맞아요. 나도 그건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했어요.
그리고 얘기했죠.
왜 나는 꼭 보고를 하고 나가야 하는지 거기에 스트레스가 많아서, 화가 나서 그렇게 됐다고.. 사람이 항상 기분이 좋을수는 없지 않느냐고..
하지만 남편은 전혀 내말을 이해하지 않았어요.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도 없고 그저 모든 것을 자기에게 맞추래요. 같이 맞추고 사는게 아니라 자기에게 맞추고 살으래요..

남편은 주위에서 바람난 여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나봐요..
늘 나를 의심하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가게에 그냥 끊는 전화가 오면 내게 막 화를 내곤 했어요.
마치 누군가 내게 전화를 하려다 자기가 받아서 끊은 것처럼..
그리고 내가 채팅으로 남자를 알게 된것으로 혼자 결론짓고 나를 추궁하기도 했어요. 그때 방학이어서 중학생 조카가 와있었는데 조카마저 어이없어했어요. 내가 그런 것엔 아예 관심이 없는 걸 아니까..
인터넷.. 이것도 달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죠.
아이들에게 나오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긴 했지만 정말 그사연 말로 다 못해요....

그사람은 내가 나다니는 걸 싫어하고 집에 누가 와있는 것도 싫어해요.
덕분에 친구도 없어요. 또 나스스로도 이런 내 처지가 보여지는게 싫어서 친구에 대한 그리움도 없어요. 혼자 있는게 익숙하기도 하구요.
인터넷으로 여기 아줌마에 들어오면서 한 아지트에 가입했는데 만나는 자리가 있었어요. 친구없이 혼자인 것에 불만이 없다해도 그래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죠. 너무 반가울 것 같았어요.
하지만 남편이 걸렸죠. 사실대로 말하면 그사람의 반응이 어떨지 너무나 뻔하니까..
말을 해보았더니 나더러 미쳤대요..
컴퓨터 부셔버리겠대요..
집에서 빈둥거리니까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만 간다고..
정말 제가 미친건가요..?

저요 이삼일에 이만원 받아서 생활해요.
자기 술값은 얼마 나가는지 몰라요. 말로는 매일 얻어 마신대요.
그러면서 모은 돈도 없이 지금 바닥을 헤매고 있어요. 가진돈 다 거덜났죠. 나 거기에 대해 아무말 안해요. 말하면 싸움만 나고 나는 또 겁을 먹고 눈치만 봐야 하니까..
전 일기에 남편이 아니고 그인간이라고 많이 써요. 욕도 하죠.
그나마 내가 속상함을 풀고 나를 달랠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이러면서도 사는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내가 이세상에 낳아놓은 아이 성인이 될때까지 책임을 지고 싶어서구요,(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썩 좋은 엄마는 아니예요..) 다른 하나는 이혼하자고 하면 나를 죽일 것 같고(실제로 그래서 몽둥이로 맞고 병으로 찍을려고 해서 내가 빈적이 있거든요.) 이혼한대도 나를 쉽게 놓아줄 것 같지 않아서요..협박이겠지만 도망가면 애들 포기하고 자기 인생 포기하고 나를 찾아다니겠대요. 말로는 애들(!) 풀어서라도..

사는게 늘 이렇게 끔찍하진 않지만 그런 기억들이 되살아나 나를 괴롭혀요. 그리고 남편은 이런 나를 이해못하고 늘 나를 못살게 굴죠.
자기가 백번 잘못한 것도 다 내가 못해서 그런대요.
자기 잘못은 절대 없는 사람이죠..
모든게 다 남의 탓..
난 어찌해야 할까요..
죽고 싶지도 않고 죽을 용기도 없지만 이사람을 떠나는 길은 그것뿐인 거 같아 암담합니다.......

제가 너무 겁장이인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