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12

시아버지에게 머리조아려 황공히 여겨야 할 며느리...


BY swoman 2001-05-21

얼마전 시어머니 빚과의 처절한 전쟁이야기를 올렸던 주부입니다.
할일이 있어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일손이 잡히질 않네요.
어제 시댁엘 다녀왓거든요.

저희 시댁은 얼마전 평창동에 땅을 계약했습니다.
시댁식구들의 통장잔고를 모두 합치면 마이너스 2억 5천만원정도?
순수 시어머니 빚이 2억, 시어미니가 아들 이름으로 받은
대출금 5천만원, 시부모님 공통으로 알고 있는 빚 2천만원,
도련님도 얼마 되고... 그나마 지금 살고 있는 저희 전세와]
시부모님 살고 계시는 월세집 보증금 정도가 재산이라면 재산이죠,
이런 집에서 통도 크시게 게약을 하셧는데, 얼마전 중도금 날짜였어요
시동생이 대출받고, 각종 카드 현금서비스를 다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5백만원 모자랐습니다.
결국 기댈 언덕인 저희 신랑에게 시어머니 하루에 몇번씩 전화해서'한숨만 푹푹 내쉬더랍니다. 마음이 약한건지, 저에 대한 책임감같은건 없는 사람인지 신랑은 직장 상사 여러명에게 부탁을 했나봅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분께도 아쉬운 소릴 했다고 나중에 들었는데,
결국 부장님께 돈을 꾸고, 친한 친구에게 몇일만 쓰겠노라..돈을
꾸었답니다.
물론 저에게도 시어머니는 친정엄마 혹시 돈이 없으신지...
물어보기도 했지만 결혼초에 친정엄마 돈을 갚지 않은 선례가
있었고, 엄마가 여행중이라 단호히 거절할 수가 있었죠.
저에게도 그랬지만 신랑에게도 몇일뒤면 들어올 돈이 있다며
몇일만 돌려 썼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그런데, 어제 시어머니는 모른척 하십니다. 물론 신랑도
시어머니가 울고불고 했다고 불쌍하다며 여쭙지 않더라구요.
당장 돈을 갚아야 할 날짜가 내일인데도 불구하구요...
제가 시어머니가 어이없는 부분이 그런 부분입니다.
뒷간 들어갈때와 나올때 틀리다고, 꿀때는 별의별 얘기 다하시면서
막상 갚을때되면 잊어버리고, 아님 모른척하고 그런는거 말입니다.
그렇잖아도 시어머니의 그런 태도들, 아들도 엄연히 샐러리맨이고,
윗사람 눈치보는 평사원일뿐인데, 허구헌날 대출 연장 싸인하라고
서울로 불러대는 점들, 가족은 어려울때 돕는거라면서 시아버지에겐
왜 자신의 빚 얘길 안하는지.... 여러가지 점때문에 마음이
불편했었는데, 진짜 저를 슬프게 한건 시아버지의 말씀이었죠.
이러세요. '내가 너희를 위해 집 장만 해?으니 황공히 여겨라..'
저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고, 결혼추 처음으로 시아버지를
가슴으로 욕했습니다.
지금 중도금 삼천만원 겨우 마련하면서 잔금은 어떻게 치룰지
깜깜한 분들이었습니다. 신랑이 3억정도 땅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다지만 그래도 몇천만원 모자라거든요.
그리고, 채워서 그 집에 들어가서 산대도 빚빼면 남을거 없는
집에서 건물은 뭘로 짓구요, 다 빚 아닙니까?
물론 우리나라에서 주택소유를 위해선 융자도 받고, 십몇년
죽어라... 땀을 흘려서 겨우 집한채 마련하는게 현실이죠.
그래서 간혹 주택에 관해선 무리를 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죠. 원금 분할상환도 아니고, 이자 한달에 삼백만원씩
갚고도 모자라, 10년뒤 한꺼번에 3억 상환이라니요.
게다가 시아버지는 일정한 수입도 없고, 시동생, 신랑 모두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저도 수입이 있지만, 당장 신랑 차 할부금과
신랑이 총각일때의 빚 조금 남은거 갚아야죠. 그래서 생활이
빠듯합니다.
저희 둘이 살아도 그래요. 더구나 살림합치면 시어머니는
신랑에게 빚을 조금씩 갚아달라고 했답니다. 저는 제 수입은
전혀 보태지 않을 생각입니다. 시어머니 빚갚는데는....
이 굳은 결심 하나로 버티고 잇지만 어제들은 시아버지의 엉뚱한
발언과 내일 당장 갚아줘야 할 신랑 친구 빚 걱정에 한숨만
깊게 여러번 내쉬고 있습니다.
시댁식구들과의 동거.. 쉽진 않겠죠. 하지만 저는 어차피 맏며느리..
모실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식으로라면
곤란하단 생각밖에는 지금은 드는 생각이 없네요.
얼마전 신랑에게 그랬습니다. '남의 집 귀한 딸 데려다가
고생 참 많이 시킨다' 그런데 정작 해야할 말을 빼먹어 여기에
적습니다. 너를 포함헤서 니네집 식구들!!!
돈 문제가 이렇게 복잡미묘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