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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현실...을 읽고..


BY 미림 2001-05-21

내 남동생은 고졸이다.
키도 크고 무척 잘 생기고, 착하고 성실한 아이다.
우리 올케도 고졸이다.
서로 고졸인거 다 알고 결혼했는데, 올케가 하루는 술먹고 들어와서 남동생의 따귀를 갈기면서 그러더란다.
"야!! 너 대학 나왔어?? 너 대학도 못나왔지? 이 병신**야!!!"

자기도 고졸이면서, 남편의 학벌을 들먹거리고 있다는게....난 영...이해가 되질 않았다.
대학 나온 남자랑 결혼하고 싶으면 하지..왜 남동생과..것도 우리 집에서 첨에 결혼을 그렇게 반대했었는데..자기들끼리 해놓고, 이제와서 대학 타령이란 말인지..

내 친구, 여상 나왔다.
그렇지만, 그 친구 대학나온 어떤 친구부다 똑똑하고, 착실하다.
은행 다니면서 은행내에서 인정도 받고, 그만하면 괜찮은 여자다.
그런데, 이 친구....4년제 대학 나와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랑 결혼하길 원한다. 그래서 아직도 결혼을 못했다.
인물은 평범하고, 가정환경도 평범하고.
4년제 대학 나와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들...솔직히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들은 4년제 대학 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중류 대학 이상은 되어야 입사가 가능하지 않은가.
그런 남자들과 선 많이 본다.. 그런데, 남자쪽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눈치다.
인물이 아주 뛰어났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인물은 평범한데, 어느정도 만나고 나면, 남자들도 대학을 은근히 운운하는 모양이다.
내 친구..4년제 대학에 대기업만 고집하지 않았으면 벌써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도 하고 기반도 잡지 않았을까...자기도 은행이라는 튼튼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내 남편친구. 소위 말하는 스카이대학교, 총망되는 학과 졸업해서 좋은 직장 다니는 노총각.
이 남자 나이가 장난이 아닌데, 조건이 까다롭다.
은행 다니는 내 친구하고 엮어주고 싶은데, 은행 다니는 고졸 내친구는 아마 만나라고 하면 좋다고 할텐데, 이 남자가 싫다고 할게 뻔해서 말을 못한다. 4년제 대학...나온 미모의 아가씨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게다가 직업도 가진.

남자 뿐이 아니고, 여자도...
사회가 이모양 이꼴이고, 아직도 학벌위주이기 때문에, 자기들의 처지와는 상관없이 좀더 나은 사람들을 찾아 헤매는거 같다.
인격적으로 나은거..이런거 말고, 경제적이라든지, 아님 학벌이라든지, 미모라든지...

우리 아즈버님, 의사다. 대학병원 의사다.
형님 전문대 나왔다. 그런데, 집안에 돈이 많다.
친정에 돈이 많으니, 형님이 전문대 나왔어도 그 결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우리 시집에서도 아무도 말 안한다. 형님 자신도 늘 떳떳하고, 큰소리 뻥뻥 치면서 산다.

난 내 남동생이 중졸이나, 국졸이어도 착하고 사람 됨됨이 바른 아가씨를 만나 결혼하길 바랬다. 우리 엄마도 그걸 원했다.
당장 사람들에게 말하기 좀 뭐하면 어떤가...가정이 편안하면 됐지.

그런데, 현실 운운하며 비관하거나 어두운 시건으로 사회를 바라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안그런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내가 아는 어떤집,
그 집 남편, 일류대학나와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는 사람이다.
그 집 여자 고졸이고, 인물도 없고, 집도 가난하다. 둘이 결혼해서 너무너무 행복하게 잘산다.
이 남자...재산 좀 있는 집의 외아들이다. 결혼할 때, 시부모 반대가 엄청났었다. 그래도 잘산다. 그 집여자 자기가 고졸이기 때문에 기 죽어본 적 없고, 그 집 남편...그것 가지고 한번도 부인 힘들게 한 적 없다.
다..사람 됨됨이 아닐까.

나..4년제 지방대 졸업했다.
내 남편, 일류대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서 인정받는다.
나와 같은 대학을 졸업한 친구들 중에는 일류대 다온 남편이..때때로..'도대체 공부를 어떻게 했길래, 그런 대학을 나온거야..혹은, 말이 안통한다며..무시하는 말을 종종해서 가슴에 피멍이 든다는 친구도 있지만, 내 남편은 그런거 가지고 한번도 나를 힘들게 한 적이 없다.
때때로 학교때, 성적 이야기도 나오고, 나 있는 그대로 다 말한다.
누구는 나보고, 남편이 괜히 너 무시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렇게 솔직하냐...고 하는데, 절대...절대. 무시 안한다.
오히려, 추켜주고, 감싸준다.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 사는데 아무런 지장 없다고..충분히 똑똑하니까 그런거 신경쓰지 말라고 그런다.

현실이 그런건 사실이지만, 그것때문에 화를 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닌 사람들도 충분히 많고, 현실 뒤에는 사람의 됨됨이라는게 있기 때문이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 나쁜 것도 적게 배운 사람들이 주제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사람 됨됨이가 그저 그런 사람들은 그걸 문제 삼는다는 이야기다. 그러고도 자기 잘못을 모른다는 거다.

나 솔직히 남편의 학력 운운하면서 잘난척 하는 친구들 보면, 한심하고 우습다. 남편의 학력이 그리 자랑할 만하지는 않아도 성실하게 가정 챙기며 사는 몇몇 친구들의 남편과 , 그 친구들이 훨씬 존경스럽다.

마누라 학력 운운하는 남자들도, 다 자기 속에 열등감이 있기 때문이겠지.

학벌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결혼하고 사랑하면서 사는데는 사람됨됨이가 중요하지 학벌은 중요치 않다.

현실은 현실대로 놔두고, 그냥 나는 좋은 사람 만나겠다고 생각하면 그뿐 아닐까.
학벌 운운하는 사람이라면, 학벌 따져, 학벌 좋은 사람과 결혼하면 될 것이고, 사람을 먼저 보는 사람이라면, 사람을 우선적으로 보고 결혼하면 될 일 이다.
서로 욕할 필요도 없고, 손가락질 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그저 서로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뿐이고, 너는 너대로 살아라...하면 그뿐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