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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착하지 못한가??


BY 먹구름 2001-05-22

적어도 표면상으로 나보다 모든 조건이 모자란 듯한 친구가 있었다.
키도 작고, 얼굴도 별로고, 가정환경도 그렇고 학력도 그렇고, 하옇튼 우리는 아주 친한 친구였다. 적어도 결혼전까지는..
그친구 솔직히 처녀가 아니었으면서도 결혼을 했다. 키는 작고 통통하고 배나온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성실한 남자와.. 그래서 결혼하고 1년있다가 집도 샀다. 그것도 수도권에..결혼후 바로 아기가 생기지 않아 마음고생 좀 했지만 지금은 첫애가 이번주 토요일 돌이고 둘째를 가진 상태이니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다. 시댁에서 스트레스 주는이도 없고, 막내이니 시부모님 모실 걱정 없고, 시댁 형제들 다들 어느정도 사니 그런 쪽으로 돈들어 갈 일 없고, 신랑 나이가 있어서 직장에서도 어느정도 위치에 있으니 적지 않은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 온다. 이번주 토요일에 첫아기 돌이라고 아침에 전화가 왔다. 아무리 멀어도 가봐야 한다. 우리 아기 돌때도 신랑이랑, 아기랑 왔다 갔으니(그친구가 우리 아기 돌때 오지 않았어도 가봐야 한다)..
그런데 나 자꾸 갈등이 생긴다..우리 신랑 내가 어디 가자고 하면 죽기보다 싫어 한다. 우리 신랑은 나랑 어디 다니기가 창피한가 보다(내 외모는 그냥 보통은 된다고 생각하고 사는데), 다들 기반잡고 사는데, 우린 아직도 시댁에 얹혀 살고 있고 우리 신랑은 결혼과 동시에 경험도 없는 사업한다고 벌려 놓고 천지 사방에 빚은 많고, 지금도 내가 월급 받아 그달 그달 살고 있는 형편이고 뭐 하나 자랑할 것 이 없다. 친구이니까 자존심이 더 상하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하지 말고 기쁘게 참석해서 축하해 주어야 하는데, 나는 왜 자꾸 가고 싶지가 않은지?? 나 정말 못된 인간인가 보다. 돌에 가면 다른 친구들도 많이 보게 될것 같아 더 가기 싫어 진다.
그냥 다른 친구편에 반지값이나 보내 줘야 겠다..
친구야 정말 미안하다.
결혼으로 인해 내가 이렇게 변해 버렸구나..
정말 미안해..
그리고 너에게는 질투심에 둘째는 안 나을 것 이라고 했는데, 경제적인 문제만 아니면 나도 하루라도 빨리 아기 갖고 싶어..
진정한 마음으로 아기 가진것 축하해.. 다시 한번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