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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니


BY 불효녀 2001-05-25

오늘도 어김없이 엄마에게 아들 맡기고 출근했습니다..

울엄마!!
딸다섯에 막내로 아들하나 얻었는데 막둥이가 돌이 되기도전에
아빤 돌아가셨지요..
그때당시 자식들 모두 고만고만..
엄만 우리들을 고아원이나 다른사람들에게 보내질 수도 있었지만..
지금 이싯점에서(막내가 20살) 모두 어엿한 성인으로 키워내셨죠.
안해보신일 없구..아파도 일..다치셔도 일..일가지말라고 울들이
매달려도 일.......엄만 돈을 버셔야 했으니깐요..
큰언닌 일찍 결혼해서 자기 살기 바빴고..
(엄마좀 도와주고 결혼해도 됐으련만...미운언니..지금도 미운언니)
전 세상에서 젤 소원이 학교다녀오면 집에 엄마가 계시는것..
아빠 계실땐 항상 집엔 엄마가 계셨었는데..

육십이 거의 다 되가는 나이에 나름데로 하시는일에 전문(?)이 되셔서
돈도 잘(?)버셨는데..
저 결혼하구 한달후에 속이 좀 불편하시다며 병원엘 가셨는데..
결과...위암이셨죠...다행히 초기였지만..

수술후 다행히 초기여서 잘 치료되었지만 1년이 지나 저의 아들이
태어났고 시댁에서 안봐준다 하고..다른사람에게 맡기려하니 엄마가
구지 안된다고 자신이 보신다 하여..
지금 현재 엄마가 아들 보고있죠..
울아들 태어나서부터 무지 까다롭고 힘들게 했던 아들..
저 출산휴가 2개월 동안 엄마랑 나랑 아들땜시 쩔쩔매면서..
무지무지 힘들게 했던 아들이 이젠 5일만 있으면 만11개월이 됩니다..

뭔 야그를 하려고 이렇게 지지부지 글들을 늘여놓냐구요..
이번에 아들 수족구걸리고 동시에 감기까지 걸렸죠..
한 십일정도 낑낑 보채구 못먹구 잠 못자구..
그런 아들보느라 무지 힘들어했을 울 엄니..
어제 엄마얼굴을 보니 쏘옥 빠져있더군요..
넘넘 속상하고 맘아프고..암튼..

마음이 아프답니다..무지하게..
이제 좀 쉬여야 되는데 맘데로 쉬지도 못하고..
보약을 해드리고 싶어도 위암경력땜시 한약도 못먹게 했다하구..
장어같어것 고 내서 드리고 싶어도 수술후 드셨던것이 영 질색이였
는지 영 안드신다 그러구..

정말 맘이 아픕니다..
당연히 한달에 얼마씩 드리지만 엄마는 "엄마가 되서 주는돈 꼬박
꼬박 받아서 미안하구나" 그러신다..

울아들 아니였으면 지금쯤 또 일나가신다고 하셨을 울엄니..
하지만 아기보는일보다 더 힘들일이 또 있으랴..

오늘도 여전히 사무실에서 엄마보단 편하게 일하고있는 나..
웃는것보다 낑낑대고 귀찮게하는시간이 더 많을 아들을 엎고
동네한바퀴 돌고있을 엄마..

난 정말 엄마에게 효도하고 잘하리라 맘 먹고 이제동안 살아왔었는데
결정적으로 아들 맡긴 불효녀가 되버렸다..

늙어서까지 자식이 난 자식까지 보시는 울엄마 땜시..
콱 직장을 때려치울까 싶다가도...엄마는 절대적으로 여자도
직장다니며 경제권이 있어야 된다고.. 그래서 니 아들 봐주는 거라..
하신다..

위암과 관련해 경험있으신분덜..
무엇이 울 엄니한테 좋을까요..
물론 쉬게 하는게 젤이지만 이젠 엄니가 울아들 안보면 하루에
재미가 영 없다네요..

몸을 보할수있는 뭐 없을까요..
인터넷을 아무를 돌아다녀봐도 잘 모르겠어요..
사무실이라 시간두 없구.. 좀 갈쳐주셔요..

그리구 저 넘 나쁜딸이라 뭐라하지 말아주셔요..
저두 잘 알고 있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