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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듣고 있으면 답답해서리...


BY 껌 2001-05-26

내 친구의 집 이야긴데...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듣고 있으면 답답하고....저집에 어떤 며느리가 들어올지...가시밭길은 안봐도 비디오다...싶다.

내 친구는 미혼이다.
연애 한번 안해본 미혼이다.
결혼할 생각은 있는거 같은데, 남자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면 도리어 화를낸다.

음...나 그 친구 진심으로 잘되길 바라는데...

그 친구는 나만 만나면 자기집 이야기하며 열 올리느라고 정신없다.
하루이틀 듣는 것도 아니고 이젠 내 머리가 다 뽀개질 지경이다.

그 집 남동생과 걔, 이렇게 두 남매뿐인데, 거의 웬수지간이다.
게다가 넉넉치 못한 살림이었으므로 남동생 대학보내야 한다고 내 친구는 대학 원서도 한번 못써봤다.
그거이 한이 맺혀 있는데...남동생이 재수를 해서 삼류대학에 입학하고..졸업하고도 취직이 안되서 근 5~6년을 놀고 있었다.

그러면서 집에서 온갖 깽통한 소리는 다 하나보다.

걔네 부모님은 두분이 다 버시는데, 걔네 아버지께서 친구말에 의하면 좀 깨는 분이다. 엄살도 심하시고, 자질구레한데 신경 쓰시고..화장실에 가서도 다 큰 자식들 있는데 문 활쫙 열어놓고 일보시고..목욕하시고도 옷도 안입고 그냥 나오시고...
걔네 엄마도 말끝마다 ...그래 이년아~ 아니다 이년아~...

내 친구 머리가 돌겠단다.
빈둥거려 노는 자기 남동생, 살이쪄서 돼지처럼 살이 이들이들하단다.
하루종일 그 배로 이리뒹굴, 저리뒹굴...그래도 아들이라고 절대 자기 손으로 밥 못차려 먹게 한단다..부모님이.

그러고도 내 친구한테는 '어느집 딸년은 얼마를 벌어다 준다네, 뉘집 딸년은 어떻게 희생해서 부모를 호강시켰다네' 그런 소리만 하신다고 내 친구는 전쟁이 나든지 세상이 뒤집혀서 몽땅다 죽어버렸음 좋겠다는 끔찍한 소리를 한다.

그런데, 내 친구 하는말..

그 놈이 (자기 동생) 빨리 취직을 해야 엄마 아버지 일 안하고 편안히 아들 벌어다 주는돈으로 살텐데...
그 놈이 장가를 가야 며느리가 해주는 밥 먹고 놀러나 다니면서 호강할텐데...

그 말을 들으니 내가 숨이 꽉 막힌다.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서 요즘 세상 아들이 벌면 얼마나 벌길래, 아들이 번돈으로 놀러나 다니면서 편안히 산다는 말을 ....것도 젊은 친구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며느리 얻으면 삼시세끼 며느리가 해 준밥 먹고 놀러나 다니면서 호강하셔야 한다니...

누가 들어올지..앞날이 깜깜하구나 싶고.

그래서 너도 시집가봐라...그게 그렇게 쉬운가..그렇게 말했더니.
내 친구 그런다.
"그럼 자식 대학 보내놓고, 그만한 호강도 못하고 사냐????
부모가 자식 낳아서 키워줬으면 다 늙으막에 호강할려고 그러는거지 세상에 꽁짜가 어딨냐?
우리 엄마 아버지, 쟤 취직하고 장가갈 날만 기다리고 있어.
요즘엔 우리 아버지도 많이 늙으셨는지...저 놈이 빨리 취직을 해야 나 일 때려 치우고 슬슬 놀러나 다니면서 살텐데...그러시더라.."
걔네 부모님 아직 50대 초반이시다..자식을 일찍 낳으셔서리..
그런데도 그런 생각을 하시고 , 또 나중에 손윗 시누이 될 내 친구도 그리 생각하고 있다니...

음마나..
내가 상관할 바 아니어서 가만히 듣고 있긴 했지만, 내 가슴이 턱! 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속으로 그랬다.
'야~ 너도 결혼해 봐라.그런 소리가 그렇게 쉽게 나오나...그리구 너 동생 결혼하면 결혼 안했더라도 따로 살던지..아님 동생네 분가하라고 해야지..너까지 있으면....에고...앞날이 어둡다..이것아~'

역시 아들은 노후대책보험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