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녁에 김치걸이를 한자루 얻어다 논게 있어서 아침에 아들,
남편 학교,출근 보내놓고 부랴부랴 단배추를 절였슴다.
배가 조금 고프더군요.
주방에 배춧잎,칼도마.소금국물 어지러진체 그냥 바닥에 쭈그려
않아서 식탁위에 남편과 아들이 남기고 간 반찬 집어다 놓고
밥숫깔을 뜨면서
벽에걸린 시계를 올려다 보니 8시가 되가더군요.
'어머나 벌써 여덟시네'
대학교 1학년인 딸 아이 깨워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월요일은 9시에 나가고
화요일은 8시에 나가고
수요일은 12시에 나가고
목요일은 8시에 나가고
오늘은 9시에 나가는데 늦어도 나가기 한시간 전에는
일어나던 딸래미가 오늘은 해가 중천에 떳는데도 안 일어 나대요.
(집이 서향이라서 하절기엔 새벽부터 했볕이 들어옴)
"시연아 언능 일어나.핵교 안가니?"
바로 주방옆이 딸 방이므로 깨우는 소리를 담박에 알아 들었는지
어떤때는 ?p번씩 깨워야 일어나던 딸이 퍼뜩 일어나 나오대요.
'맨날 느긋하게 일어나 하품 꺼억걱하며 신문 들척이다 밥먹고
샤워하고 머리말리고 거울보고 늘상 여유있게 핵교 가던 애가 오늘은
왜 저렇게 급 할까?'
나는 속으로 생각하고 입에 밥숫갈을 마져 떠 넣는데.
딸래미가 컴퓨터를 키더니
"엄마!에이퍼용지 어딨어?"
그래요.
그래서 제가 "에푸용지? 내가 그때 다 쓴거 같은데?"
했지여.
"엄마가 그걸 다?㎨?"
하고 항의 하듯 반문하는 딸에게 에미는 김치를 죽죽찢어서 밥숫깔에 언져가면서 그자리서 "엉" 그랬어요.
그랬더니 딸래미가 하는말
"엄마는 그걸 다 ?㎱만?사다 놔야지!"
하고 짜증스럽게 말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애미는 갑자기 부화가 나 드군요?
"그걸 꼭 엄마가 사다놔야 되는거니?!!"
했어요.
그랬더니 딸년이 한 다는 말이
"당연한 거 아니야?"
"머가 당연한데?"
"내가 사다 논것을 엄마가 ?㎱릿?당연히 엄마가 사다 놨어야지!!"
아주 싸납게 그러더군여.
그래서 내가 "문방구가서 ?p장 사다가 해"
했더니 딸년 "됐어."하고는
지 방으로 머리가 휘날리게 문을 탁 닫고는 들어 가드라구요.
나는 밥 먹다가 멍 하니 않아서 생각하니 별안간 딸래미가 괘씸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딸래미 방문을 발칵 열고 들어갔져.
"야! 너는 밥먹고 쌀 떨어지면 니가 먹은만큼 그때그때 사다놓고
비누쓰면 쓴만큼 니가 사다놨냐?!!!"
하고 어거지소린줄은 알지만 내가 소리를 질렀죠.
아니나 다를까 딸년은 내가 하는 말에 질세라
"그거 하고 이거하고 똑 같애?"
그러는 거에여.
그래서 내가
"야 그럼 뭐가 다른데. 그거나 이거나 똑같은 말 아니야?
나참 기각 막혀서,,, 세상에나 지엄마가 그깟 종이 ?p장 ?㎢鳴?
그걸 사다놓지 않았다고 지 엄마한테 어떻게 저렇게 닥달을 할 수가
있냐?"
하구 말했져.
가만 생각하니 이것이 오늘 일찍일어나서 리포트를 뽑아가야 되는데
늦잠은 잤구,프린트를 하려니 종이는 한장도 없고 열받은 거에여.
제가 가만 있겠어여?
"야! 그런것을 할려면 어제 미리미리 해 놨어야 되는거 아니야?
오밤중까지 테레비 보고 있다가 한나절만 하게 일어나서 그제서
안된다구 이 날리야?
엄마가 너 보구 맨날 모라구 했니?
모든지 위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미리미리 챙겨놔야
되는 법이라구 맨날 이야기 하지 않았어? 게을러 터져 가지고,,,
그래,대학 다닌다는 아이가 맨날 그런식으로 해서 어떻게 사회에
나가서 일 하고 살거야?"
제가 흥분해서 마구마구 소릴 질렀드니 딸애는 가만히 있드군요.
저는 너무 속상하구 기분도 나뻐서 소파에 멍 하니 않아 있었죠.
그런데 아무래도 딸래미 리포트는 해 가야 될거 같드군요.
시계를 보니까8시30분 아직 나갈 시간이 30분 정도 남았으니까
지금이라도 종이를 사다가 하게 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딸 방문을 열고
"그거 오늘 꼭 가지고 가야하니?"물으니 "어"그래요.
아이구 답답한것!
그럼 지가라도 언능 나가서 사 오던지 아님 애미보구 빨리
사다 달라구 좀 하던지...
그렇게 지종이 다?㎢袂?애미한테 덮어놓고 승질만 내구 해 갈 생각도 안
하구 있으니 속이 터지더군요.
저는 동전 ?p개를 주어 들고는 문방구로 뛰어가서 종이 ?p장
사다가 딸에게 주었어요.
딸래미는 그제서 수그러들어서 출력을 하더군여.
그때시간은 8시 50분.
저는 부랴부랴 식탁에 계란찜 남은것과 김치를 차려놓고
딸래미에게 언능 밥 먹으라 했져.
늦었다고 밥 안먹고 갈까봐여.
딸래미는 프린트를 다 뽑았는지 암소리 안 하구 밥을 먹드군요.
밥까정 안 먹고 그냥 나가면은 에미가 진짜루 화 날거라는 것을
알았는지...
암튼 그렇게 일을 해 가지고 밥도 먹고 핵교에 갔으니
다행이다 싶은게 마음은 플리더군요.
그러나 왠지 오늘따라 딸이 조금은 남 같이 느껴는게
마음이 우울한데 어떻게 하져?
종이를 다 ?㎱만?미리 사다 놓았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에미가 너무 무식한 엄만가여?
아님 제 딸자식을 너무 잘못 키운건가여?
젊은 엄마들이 좀 알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