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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지 않은 일에 동조한 나 .


BY 내자신에게 화난 2001-06-08

저는 4형제의 맏며느리이죠
부모님은 저희가 10년전에 우리집을 팔아서 우리는 전세로 가고 부모님께 사천짜리 작은 빌라를 사드렸는데 거시서 사시지요.


우리는 매달 마지막주에 시댁에 모여서 생활비를 걷어서 시부모님께드리고 저녁을 먹지요.

조카아이들도 아주 좋아하고 형제들도 화기애애 동서들끼리도 화기애애하게 지내고 옵니다.

시어머니께서 몇가지 반찬을 준비해놓으시면 우리는 밥을 해서 먹고 치우고 오는 정도이고 그날 각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저희 시댁은 재산하나 없고(내가시집올때 시댁 월세방까지 얻어드릴정도)자식들도 어렵게 장학금으로 공부하고 다 잘 자랐습니다.
동서들도 어려운 시집에 결혼하여 시댁 덕보는것 없이 생활비를 드려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으니 그마음을 이해는 합니다.

지금은 다 결혼하여 어느정도 자리잡고(6천-일억정도의 재산)살고 있습니다.
시동생들은 모두 애처가이고 효자이며 잘나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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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이렇진 않았답니다.
10만원씩 드리는 생활비를 동서들은 드렸다 안드렸다하고 은근슬쩍그냥 넘어가기도했었지요.
잘될때는 아무소리 안하고 조금만 어려우면 시부보님 드리는 돈을 깍지 못해 안달을 하기도 하는 모습들을 보면 답답합니다.


부모님은 아무말씀 안하시지만
옆에서 지켜보기에 보기에 딱하기에
한달에 한번 모여 4동서가 보는데서 돈을 합해서 부모님께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드리게 된지는 8개월정도 됩니다.(동서들은 10만원 저는 30만원)

서로의 불신감도 없어지고 부모님도 좋아하십니다.

이제 겨우 질서가 잡혔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엊그제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이번달에는 저희집근처의 야외에서 현충일에 모임을 가졌습니다.
문제는 막내동서가 두형님의 의견을 타진하여 두달에 한번 모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막내동서는 시부모님댁 에서 가장가까운거리(30분거리도 안됨)에 살고 있고 더 자주오기를 바라고 계시지요.

가까운 거리에 사는 막내가 부담스러 울가봐 ,우리도 먼거리(우리는지방.3-4시간)이지만 꼬박꼬박 가고 있었지요. 사람마음이 이상해서 편하려고 마음먹으면 그쪽으로 기울어지는지 세명의 아랫동서의 제안에 맏이인제가 동조해버리고 말았어요.

막내왈.

형님 한달에 한번씩 시댁에 이렇게 계속 가는것 좋으세요?
좋은것은 아니지만 그게 도리라고 생각하는데...
형님은 너무 잘하세요.
세째형님도 별로그렇대요...
저녁엔 둘째와 따로 의사를 타진했는지 둘재형님도 두달에 한번가는게 좋대요.
한달에 두명씩 나누어서가거나....

그래서 그러냐? 그러면 이번달은 빼고 다음달에 아이들 방학하면 모일까? 해서 다음달은 가지않고 생활비를 송금해드리기로 합의했지요..

그런데 왜 기분이 이상하지요 마음이 편치가 않으내요. 하는일 없이 도시에서 무료하게 보내시는 부모님 한달에 아들 손주들 보는 낙으로 사시는데 기다리실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네요 . 무어라고 설명을 드리나요?

옳지않은 일에 편하자고 동조한 내자신이 미워지네요.
옳은일에는 약간의 강한힌이 필요하것을 알면서도 막내동서의 주동에 휘둘린것 같아 기분도 묘하구요...
둘재동서도 기분이 찝찝하다고 하네요.
각자에게 물어보면 한달에 한번 시댁에 모이는게 싫지는 않다고 하더라구요.
그렇다고 강제성이 있는것도 아니고 사정있으면 오지말고 생활비만 부치도록 이야기 까지 했는데.. 꼭그렇게 해야하나 이해가 안가내요.

이제 겨우 질서를 겨우 잡아가는데, 일년도 못되서 부서져 버리는것 같아서 속이 상합니다

사실 자고가는것도 아니고 제일 가까운데 사는 동서둘 둘이서 주동이 되서 그러니 .. 둘째와 우리는 지방에서 살아요. 둘째동서는 부모님댁에도 자주가고 무척잘한답니다. 마음이 깊고 정말 맏며느리인 제가 마음씀을 배울것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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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보면 일주일에한번 또는, 매일 시댁에 드나드는 며느리들도 많던데.. 왜 주변에 나쁜 며느리들 비교대상으로 삼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명절에도 시댁에 안가는 며느리도 많다고 하면서 형님이 너무 잘한다고 잘하면 더 잘하라고 한다며 저를 말립니다.

저눈 결코 잘하는 며느리가 아닙니다.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를 하자는 것인데, 제가 크리스챤이기때문에 마음은 편한것을 추구하지만 옳은일에는 소신을 가지고 살아왔지요. 제소신이 무너진것 같네요.
이런말에 귀막고 좀더 의연하지 못한 제가 밉습니다.
저와세째와 막내인 동서는 열성파 크리스챤이지요.

교회에는 열불나게 한주도 빠지면 안되고 헌금곡꼭하고..
시댁에 한달에 한번 오는것은 싫어서 두달에 한번으로 하려고 하고..
아랫동서의 옳지않은제안에 독재적인 형님소리 듣기 싫어서,나도 조금 편하려는 마음에 동조해버린 내가 정말 한심하고 속이상하내요.

믿지않는 둘째 동서보기에 정말 부끄럽습니다.

여러분 제가 너무 민감한 형님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