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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5년, 점점 더 힘들어요.


BY Diana 2001-06-09

늘 읽기만 하다가 오늘은 처음 저의 속상한 마음을 얘기하고 싶네요.

결혼 6년차, 5세와 3세 두명의 자녀가 있구요.
다름아니라 제 남편, 너무 포부가 없는 것 같아서요.
한 가정을 이끌어야 할 입장에 월 100만원 겨우 받을까 말까한 직장에 다니며 만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학력은 대학4년 중퇴)

총각때도 몇가지 일을 전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결혼했을 당시에는 꽤 나은 직장이었는데(경력 3년 정도)
야근이 많아 힘들어 하며 그 전에 하던 일로 옮기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죠.
그당시 저희는 맞벌이로 제 직장이 좀 반듯한 편이었기 때문에, 신랑 고생하는 것도 안스럽고 또 새 직업을 구할 능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결혼하고 1년 정도 됐을 때 저도 퇴직에 동의했습니다.
지금은 신랑이나 저나 많이 후회하고 있지요.
퇴직한 후로 거의 집에 돈 한푼 들여놓지 못하고, 생활은 고스란히 저의 몫입니다.
임신했을 때, 애 둘, 낳기 몇 일 전까지 저 출근했었고요, 아기 봐줄 사람 마땅치 않아 친척들 손 안거친 사람 없을 정도로 여기저기 맡기며 일했습니다.

지금은 큰애가 가엾어 제가 직장을 쉬고 옆에서 돌봐주는지 1년이 넘었는데, 도무지 가계에 도움은 커녕 남편 혼자 빚만 지고 있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지금의 직장에 들어갔을 때 70만원 정도 받는다는 것만 알았지 최근까지 정확히 얼마받는지 알지도 못했고, 남편은 가끔씩 비싼 외제 오디오 갈아치우며 돈을 씁니다. 작년에 생활비 가져오라고 좀 닥달을 했더니 30만원씩 주더니 이게 웬일? 급기야 12월에 카드빚 600 정도 지고 말았더군요. 남편은 금전 감각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어디서 부터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모르고 하나를 벌면 다섯이나 열을 쓰려고 하니 어떤 방법으로 고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게 있던 비자금도 바닥나고 마이너스에 뭐에 빚만 늘어가니 정말 속상합니다.
작년에도 나한테 한 푼 수입이 없는 줄 알면서도 자기 카드 연체 때문에 난리나게 생겼다고 사정사정하더군요. 어쩜 그 지경 까지 쓰고 나몰라라하는지. 어떡해요, 회사에서도 짤리게 생겼다는데. 할 수 없이 은행에서 빚 얻어 갚았어요.

그 카드 빚 물어준거는 결혼하고도 몇번이나 되는군요.
지금 다니는 직장 4년 정도 되가는데, 물론 나이도 있고 어디 새로 취직하기 어려울 거라는 것은 알지만 꼭 그것에 만족해야 할까요? 자기 스스로 발전하려는 생각도 없이,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하는 것이 1년이 넘습니다.
그래도 제가 직장을 쉬면 자기가 파트타임이라도 더 뛰어서 생활비는 갖다 줄줄 알았는데, 이렇게 빚만 지게 만드는 군요. 빚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자세, 전엔 저도 안그랬는데 이젠 물들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빚으로 버젓이 사는 생활 무섭습니다.

내년 쯤엔 다시 제가 직장에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남편도 그러려니하고, 제가 다 알아서 융자 갚고 생활해 나가겠지하는지 금전적인 면에 전혀 위기감을 갖지 않습니다. 그런 남편이 너무 밉습니다. 아내나 자식을 책임지려는 자세가 부족한 것 같아 존경심도 일지 않습니다. 솔직히 직장운 없는 거 너무 탓하지 말자 하다가도 한심합니다. 평생 나한테 기대어 살 것인지, 이 남자, 내 직장보고 나랑 결혼한 것인지 ... 화가나고 분합니다.

저 그렇게 일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친정 엄마, 너 뼈 빠지게 벌어봐야 그 집안 뒤치닥거리하다(시누도 빚 많이 갚아줬음) 만다며 ... 애나 잘 기르라고 홧김에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하면 남편 검소하고 빚 안지고 살 수 있게 할지, 내조를 잘 못해서 남편이 야심이 없는 건지...한 집안의 경제 관리 어떻게 해야합니까?
결혼해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는데, 남들은 맞벌이라고 좀 모으며 사는 줄 아는데, 모은 것도 없고 빚만지니 정말 속상합니다. 조언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