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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고 시퍼,무식한 아저씨!!!!


BY 안전벨트 2001-06-10

난 단독주택에 산다. 일산의 한 아파트에 살다가, 3년전에 이 집으로
이사를 와서 시어른과 함께 산다. 이 곳에 이사올 때 임신 8개월이었다. 불행은 그때부터였다. 평소 소음에 취약한(?) 기질에다가 약간 신경이 예민해진 때라서 옆집의 개 짖는 소리는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
게다가 두집이 1미터도 안되게 붙어있는 집이라서 사람하고 사는지,
개 하고 사는지를 모르게 시달렸다.
참다못해 옆집 아저씨에게 개 집을 옮겨달라고, 개가 짖어서 못 살겠다고 항의를 했다. " 개가 짖어야지, 안 짖으면 개야?!!"하고 도리어
큰 소릴 질러댔다.
나는 출산할때까지 그 개소리와 전쟁을 치러야 했다.
알고보니 그 개소리와의 전쟁을 한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집에 세들어 살던 사람은 결국 개소리를 못 이겨서 이사를 갔다니.... 난 태교고 뭐고 너무나 중요한 시기를 짜증과 스트레스 속에서
지내야 했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유난히 날카롭고, 에민했다.
나는 그 아저씨를 원망했다.무식한 놈, 개XX, 삼족을 멸할 X!!
그 뿐만이 아니다. 한 시간에 6개피는 피우는 줄 담배를 꼭 우리 집
창문 아래서 피운다. 그럼 그 담배연기는 고스란히 우리 방에 고인다.
나는 그 인간만 나타나면 문 닫기가 바쁘다.
그렇게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즐기는 것 같다.
거의 20년동안을 이웃으로 살았는데, 남편에게 말 좀 해보라고 하지만, 좋은게 좋은 우리 남편은 나만 탓한다.
지 아들이 담배연기로 콜록거려도... 남자란 다 그런가?
난 요즘 매일 하는 일이 있다.
(벌 받아 죽을지도 모르지만) 매일 매일 그 아저씨를 죽이는 일이다.
물론 맘 뿐이지만... 하루에 열 두번도 더 죽인다.

한 밤중에 차가 다니지도 않는 횡단보도에 서 초록불이 켜질 때까지
기다리며 고집스럽게 규칙을 지키려는 고지식함이 미련맞아 보인다.
질서를 지키며 원칙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고, 하는 마음이 오히려
위선스럽다.
몇 년전에 일본 언니네 집에서 지낸일이 있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부딪힐까봐 불위에 올려놓은 오징어처럼 몸을
구부린다. 좀 심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자신이 편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이젠 안다.
이제 빨리 이곳에서 떠날수있는 날만 기다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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