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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받은 편지


BY 43세 2001-06-11

고2짜리 아들방에 책장이 필요한것 같아 어제 나가서 싸구려 3만원
짜리 작은 책장을 하나 사왔슴다.
아들방에 놔주고 지저분한 책상을 치우는데 무언가 빼곡히 글이써진
종이가 조각조각 찢어긴채로 놓여있는겁니다.
이게뭔가 하고 종이조각 하나를 펴서 읽어 보았죠.
누구에겐가 아들이 메세지를 전 하는 내용 같았어요.
전 조각난 종이들을 주어다가 펴서 하나하나 맞춰서 스카치테프로
붙여봤죠.
내용은 아들이 엄마인 제게 쓴 편지였습니다.
어려서 태교라든가 어머님의 간섭으로 책도 제대로 사 주지 못해서 글도 쓰지 못한다 생각 했는데 어제 아들이 쓴 조각난 편지를 보구 속으로 한참 웃었습니다.
편지내용을 원본 그대로 옮겨 놓겠습니다.아들은 부족한게 많은 놈이라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서술능력이 많이 떨어지니 참고해 주십쇼.

어머님께......
어머니 제가 태어난지가 벌써 18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렀군요.
그동안 어머니께 안좋았던일 다 기억납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애들한테 못되게 군것 땜에 어머니 불려가셨던일.중학교때 있었던 아주 안좋았던일. 지금까지 어머니께 이런 불안한일 일으켜 드린것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래두 어머니께서 지금까지 아렇게 키워주고 보살펴 주신거 정말 감사하게 생각됩니다. 원래는 부모란것은 다 이렇게 해야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무엇인가 특별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공부 못하고 바보같이 굴어도 어머니께서는 지금까지 다 일으켜 주시고 저한테 깨달음을 갖게 해주신 어머니께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런 글 올리는거 처음이죠?
제가 이런글 올리려구 하니가 좀 어색하기도 합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새벽에 일어나서셔서 도시락 싸주신 거(사실은 직장다니느라 도시락 직접 못 싸줄때도 있었슴다)
지금 전학 와서까지 도시락을 사주신거 외에 아주 많은일에 감사합니다.
제가 이제는 어머님께 보답해드리는게 원칙으로 알고있습니다.
조금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제가 어른이 되고난 후에 말이 많던
(시어머니가 제게 효도 못한다는 소리를 하도 많이해서)
효도 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나이에는 말 잘듣고 어머니께 잘 해드리는일 이것바께 해드릴께 없군요.
이제 펜을 떼려고 합니다. 이번년도 몸 건강히 잘 하시구 앞으로 어머님께 좋은 아들 되려고 노력 할께요.
마지막으로 어머니 사랑하구요.이만 쓸게요.그럼 안녕히 계십쇼.
2001년 5월 7일 사랑한는 아들 윤영올림

이놈이요 글쎄, 학교에서 편지를 써왔는데 그날 엄마에게 많이 혼나서
편지를 찢어버린거래요. 그래도 휴지통에는 넣지않고 오랬동안 챙상에다 놓아뒀네요.
별놈 다봤어요.
저의 아들놈 너무 어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