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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가 도둑으로 몰려...


BY 울고 싶은 여자 2001-06-17

대구에 사는 4학년 딸을 둔 엄마인데 어제 오늘 정말 너무 속상하고 기가 막혀서 펑펑 울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같이 자식 키우는 엄마, 또 이런 일들을 치루어 보신 선배님들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왜그리 속이 상하냐구요?
어제 오전에 딸아이 담임선생님께서 딸 아이 문제로 학교에 좀 나오라는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달려가니 몇몇 아이들은 복도에서 교실을 기웃거리며 서 있고 교실엔 딸아이와 선생님께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을 가까스로 진정시키며 교실로 들어가니 딸 아이가 초점없는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데 애 엄마인 제 가슴은 마구 찢어지는것 같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보자고 하신 이유는 딸 아이가 친구 지갑을 주워서 지갑을 열어보고 누구것인지 확인을 하고 돌려줄려는 순간 잃어버린 아이와 주변의 친구들이 지갑을 훔쳐갔다면서 도둑놈이라고 몰아부치는 바람에 제 딸아이는 순간적으로 당황하면서 제 지갑이라고 얘기를 했답니다. 결국 선생님께 알려지고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처음엔 딸 아이 제 지갑이라고 했다가 나중엔 사실대로 위에와 같이 얘기를 하더랍니다. 그런데 또 문제는 지갑속의 돈이 그 아이는 14000원이 있었다고 하고 딸 아이는 7000원만 들어 있었더라고 하더랍니다. 선생님께서 딸 아이편에 서 준다면서 솔직하게 나머지 7000원은 어디에 사용했냐고 해도 끝까지 7000원만 있었다고 우긴다면서 교직생활 십몇년을 해서 이런 일 많이 겪었지만 제 딸 아이처럼 당돌하게 끝까지 우기며 눈하나 깜박하지않고 거짓말 하는 아이는 처음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은 정말 현명하고 올바르게 교육하시는 분을 만나 놀라고 당황하는 저도 많은 위로를 받고 그 일은 어제로 끝내자고 하셔서 저도 그렇게 믿고 선생님과의 약속대로 집에 와서도 딸 아이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냥 아이 다둑거려주고 재웠는데 아이가 자면서 몸을 움크리면 한번씩 흐느끼고 자는것을 볼때 가슴이 많이 아팠지만 며칠지나면 괜찬아지리라 생각을 했답니다.
그런데 오늘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선생님께서 쪽지시험을 치는 중간에 다가와서 정말 7000원 어디에다 사용했냐고 하시기래 딸 아이는 정말 사용한곳이 없다고 했더니 남아라고 하셔서 남았더니 그냥 집에 돌아가라고 하셔서 집에 왔다면서 참 많이 우울해하고 힘들어 하길래 제가 차근차근 물어보았더니 교실옆 계단에 지갑이 떨어져 있길래 주워서 열어보니 자기반 친구 아무개것이여서 찾아주러 교실에 갔더니 그 친구는 교실에서 주위친구들에게 니가 가져갔지 하면서 돌아다니길래 딸아이가 순간적으로 자기가 가져간것으로 몰릴것 같아 사물함에 숨겼는데 그것을 본 다른아이가 딸 아이가 가져갔다면서 도둑놈이라고 하니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도둑놈이라고 몰아부치고 딸 아이 사물함과 가방을 이 아이 저 아이가 뒤지고 난리가 나면서 선생님께 알려져 선생님게서 물어보실때도 아이들이 지나다니고 해서 또 도둑으로 몰릴까봐 무섭고 겁이 나서 바르게 얘기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7000원의 행방도 이 아이 저 아이가 사물함과 가방을 뒤지면서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7000원이란 돈을 쓸 시간도 없었구요.
제가 아이 방을 이잡듯이 뒤져도 돈이나 제가 모르는 물건이 나오지도 않았구요. 제가 엄마라서 제 아이를 너무 믿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엄마가 안 믿어면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아이가 이 시련을 어떻게 견뎌나가야할지 또 아직 매듭짓지 못한 것을 어떻게 현명하게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않게 매듭을 지어야할지 너무 막막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선배님, 같이 자식키우는 어머님 부디 지헤롭고 현명하신 조언 많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