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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좋을지...


BY 오월이 2001-06-20

얼마전 다모임에 가서 동창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말이 동창이지 워낙 학급수가 많아서
같은 반 아니었으면 알지도 못하는 그런 동창들이지만요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지금 벌써 이십일년이 지났어요
친구들은 공부할 나이에 난 아이를 키우고 남편은 군에 있었죠
제대후에도 사느라고 바빠서 친구들은 안부조차모르고 살았어요
그러다가 동창 찾는 사이트가 있다길래 가서 가입을 하고 친구에게 멜을 보내서 답장도 받았습니다
문제는 남편이 그걸 용납을 못한다는거에요
우린 중학교가 열한 학급에 육백여명의 동기가 있어요
남편이 다닌 학교는 다섯학급이었다는군요
남편은 십여년전부터 동창 모임을 갖고있어요
그 다섯학급인원 중에서 이사를 뽑아서는 두달에 한번씩 이사회를 하죠.일박이일로요
거기 참석하는여자동창 몇몇도 있다는걸 알아요
끌어안고 사진 찍은것도 보았고요
동창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아주 자연스레 일박이일을 모임으로 정하고 해오더군요
그러면서 나보구는 왜 새삼스레 동창을 찾느냐는거에요
새삼스레죠.
아이들도 다 크고(큰애는대학생 작은애는 고딩)
이십년도 훨씬전의 친구들이 어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한데..
남편은 내 멜을 자기가 먼저 열어 보면서 화를 냅니다
내용이라야 너무 반갑다고 난 어디 사는데 연락좀 하자고......
그런 내용이 주류인데 나보다도 먼저 멜을 열어보곤 화를 냅니다
엊그제는 다툼을 좀 가졌죠
당신 동창이사회 하는데 내가 참견 했냐
일박이일로 여자 동창들하고 놀고와도 내가 머라 했느냐
당신 동창 모임이 건전하지 않으면 내게 참견하고
그렇지 않을것 같으면 제발 참견좀 마라
여전히 남편은 내 멜을 우선 열어보고 자기멜 열어봅니다
왜 비밀번호를 알려줬냐고요?
자기에게 감출 비밀이 있으면 멜 비밀번호 감추래요
감춰도 알아낼수있지만 맘대로 하라더군요
내가 게임방을 하기 때문에 컴은 내게서 떨어질수가 없어요
난 그 흔한 채팅도 안해요
한번 세이클럽에서 해보다가 곤욕을 치뤘죠
단지 채팅만 했다는 이유로 남편은 내게 죽자고 하더군요
하루 온종일 가게에서 꼼짝도 못하면서 게임이나 하고
이렇게 사이트나 헤맵니다
남편은 영업사원으로 일하기 때문에 자기는 자유롭게 매일을 즐기죠
내가 바깥에 나가는 날은 한달에 두번이에요
모임이 두번 있는데 한번은 아는형님이 태우고 가서 태워오고
다른건 남편 친구 마누라들끼리 모임인데 자기가 데려다주고 데려와요
감히 친구나 누굴 밖에서 만날 엄두도 못내죠
그러면서 집에 오면 우선 목록보기로 그날 내가 어느사이트에서 무얼했는지 멜은 몇번 보냈는지 체크합니다
많이 싸웠죠
대체 지 마누라를 무얼로 여기는거냐고....
너무 사랑해서 그런대요 참내 기가 막혀서
사랑하면 숨통을 태연한 얼굴로 조여도 되는건가요?
요즘은 모든게 귀찮아서 저녁엔 아예 컴앞에 앉지도 않아요
아는 언니네로 마실을 가죠
차라리 남편이 내가 컴앞에 있는걸 안보면 되겠다싶어 그러는거죠
그래도 남편은 여전히 내가 어느 사이트에가서 채팅을했는지 보려고
내 아이디로 접속을 시도해보곤 합니다
가입이 안되어있으니 될리도 없지만요
어떻게 해야 현명한지 모르겠어요
연락이 닿은 친구들에게도 멜도 제대로 못 보내겠어요
남자이름 가진 친구에게서 온멜을 보고는 어찌나 화를 내던지 참 내
내 3학년때 짝꿍이었는데 말이죠......
답답해서 숨이 막힐것 같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