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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후우울증 일까요?


BY 못난 두아이엄마 2001-06-24

안녕하세요?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휴일입니다.
얼마전에 출산한(약 3주정도 되었음) 둘째아기가 침대에 누워 혼자
놀고 있네요.
조리원에서 조리를 마치고,엊그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그런데, 왜 이리도 맘이 우울할까요?
자꾸 눈물만 나고, 짜증만 납니다. 앞으로 두아이 키울 자신감도 자꾸만 없어지구요.
큰아이(36개월된 여자아이)와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우리 둘째딸--
이세상의 모든 사랑과 정성을 베풀어줘도 모자랄 아이에게 전 참
부족한 엄마인것 같습니다.
솔직히, 아이도 별로 예쁘질 않고, 남편도 밉고, 마음만 무겁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이 막막하기만 하네요.
뭐 경제적인 문제나 딱히 딴걱정거리는 없습니다.

처음엔 둘째도 또 딸이라 남편이나 저나 좀 서운한 맘은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그래도 그냥 맘을 비웠거든요.
우리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괜히 남편한테 미안하기도하고, 화도 나고 그래요.
주위에 이런사람들 보면 속물이라고 막 욕하고, 한심하다고 생각했었는데,막상 내 입장이 되고보니---,

큰아이때도 좀 힘들었던 기억은 있지만,그땐 3달 출산휴가후에 나갈
직장이 있었기때문인지, 아님 큰아이여서 인지 지금보단 훨씬덜 했던것 같습니다.
3년동안 정말 힘들게 큰아이 키워놓고
이젠 내 시간좀 가지고,한시름 놓고 있었는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세상살아갈 의욕도 없고 기쁨도 없는것 같아요.
내인생은 뭔가 싶고, 망가져버리고, 지친 몸과 마음, 잃어버린 자신감이 날 더 우울하게 합니다.

남편은 딱 몇년만 고생하면 더 행복한 날이 올꺼라고 위로하지만,
그 몇년동안 난또 얼마나 사그라 들어야 할까요?
어떤 자료에서인가 경산부의 80%이상이 산후우울증을 겪는다고 하는데
이런걸까요?
저처럼 이런경험있으신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도움말씀좀 부탁드립니다.
혹, 아이 다 키우시고, 좀 더 여유롭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분
들도 제게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