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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떨어진다..


BY 흰새 2001-06-27

우리집 화장실창문에서 어떤 잡넘과 눈이 마주친

이후로 나는 밤만 되면 예민해져 살고 있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있는데 어젯밤.. 12시가 넘었는데

창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는것이다. 남편넘은 술푸러 나가고

없던터라 무섭고 불안해서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변기를

밟고 올라가 창문을 벌컥 열었다.

그시간에 결코 사람이 다닐곳이 아니었는데 누군가 후다다닥하고

도망가는것이 아닌가.너무 무서워 창문을 모두 걸고

문이 잘 잠겼나 확인한뒤 소리가 나나 숨죽이고 있었다.

그런데 한 10분뒤.. 또 뭔가 미심쩍은 소리가 나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이러이러하니 무섭다.얼른 들어와라했다.

남편넘..동네 호프집이니 들어오며 살짝 확인을 해보겠다고 해서

숨죽이며 기다렸지만 30분이 지나도 1시간이 되도 않오는것이다.

1시간 반이 다되어 들어와서는 "아무도 없던데..."

미친넘아 어떤 미친넘이 날 잡아가슈 하고 죽치고 있냐?

그 한시간 반동안 나는 불안속에 떨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는데

술먹는일이 그렇게도 중요할까?

집에 강도가 들었다고 했어야 왔을까? 위험에 처해 있을지도

모르는데 태연히 앉아 술처먹고 있었을 그 모습을 생각하니

정말 정나미가 뚝뚝 떨어진다. 아침에 화가 나서 난 새밥먹고

남편은 어제밥을 줬더니 "내가 그렇게도 밉냐?"

그러더니 밥도 먹질않는다. 뭐한놈이 성낸다더니...

정말 그인간과 살아야 할 가치가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