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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결혼해서 산다는게


BY 플로라 2001-07-04

아래 노처녀님의 글을 보다가 많은생각을 하게 되네요

전 평범한 집의 1남3녀중 장녀로 살면서 양보해야되는 것도 많고
항상 부족한것 속에서 살았던것 같습니다
제가 30초반이니까
하기야 어찌보면 그때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면 모두가 부족한듯 살았던것 같습니다만...

저희 아버님 주장이 딸이든 아들이든 지 공부잘하면
내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대학은 시켜준다..
그러나 반드시 국립대학이다.....이거였습니다

전 지방인데요....전들 서울 가고 싶지 않았겠습니까마는
서울대 실력은 안되었거든요
그래도 이동네에서 부러워하는 국립대 나와서 취직해서
여태껏 졸업한지 10여년동안 한번도 안쉬고 직장다녔습니다

물론 제동생들도 다행히 다 재수안하고 국립대를 나왔으니 제가
특별히 눈물어린 학비를 보태고 한건 없지만
그래도 제월급 제맘대로 써보질 못했지요

결혼할때도
사실 저희자매들은 돈에 한이 좀 맺혔습니다
그래서 다들 부자집에 가길원했죠

그러나 그게 쉽나요
부자집은 또 부자집을 만나려 하잖아요

저또한 저보다 못사는 집이지만 그래도 남자 능력믿고 결혼했습니다
물론 결혼하면서 시댁에서 해준것 없고 저도 저가 번돈으로
결혼했죠...
그래서 신혼부터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린 둘다 능력있고(?) 그래서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고 밝게 살아갑니다

물론 저도 힘듭니다
그래서 때론 불평을 할때도 있습니다
얼마전 옆 후배동료를 보면서 참 많은 불평을 했었습니다
그녀는
부자집(엄청난 부자는 아닙니다^^)무남독녀입니다
저랑 대학동문입니다
자기번돈 다 자기 차 굴리고 옷사는데 투자합니다
화장품 비싼거 씁니다
백화점 상품 꽤뚫고 있습니다

얼마전 제가 남편 동료를 소개해줬습니다
그 남자랑 둘다 첫눈에 뿅~가서 잘되고 있습니다
그남자 집도 부잡니다...그리고
예의바르고 능력있습니다
아마 그들은 결혼하면 최소한 저처럼 돈걱정은 안해도 되겠죠..
글고 계속 백화점에서 비싼옷과 화장품을 쓰겠죠..
둘다 성품도 좋으니 또한 행복하게 살겠죠...

이렇게 보면 세상은 공평하지 않죠....
전 한번도 제 월급 제 맘껏 써보고 결혼해보질 못했습니다

옷은 항상 비메이커를 입었습니다
전들 비싼옷 비싼 화장품 싫었겠습니까?
글고 그후배랑 같은 동문에 같은 직장이면 제 월급으로도 충분히
누릴만 했겠죠?
그러나 우리집은 그 후배보다 가난하고
제 월급으로 생활비로 써야했기에 전 누리지 못했거든요

또 저보다 더 가난한 남편 만나 신혼초부터 빚더미에 눌려 산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난 왜 이런가정에서 태어났을까하고 회의가 들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냥 그만큼이 제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더한 악조건에서도 꿋꿋하게 사는 사람이 많고
그리고 나또한 결혼해서 남편과 애기랑 알콩달콩사는게
재밌고...
사실 행복이란게 우리가족만 산다면 모든것이 행복이죠
다만
남들과 자꾸 비교하는 버릇때문에
내 인생이 더 불쌍해보이고...

전 그런거 같아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그냥 제인생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죠
그래야 제딸은 저같이 어릴적부터 맨날 울엄마 울아빠는 왜가난한거야하는 고민을 안하도록 해야죠...
인생은 답이 없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좀 불공평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서 사는
뿌듯함으로 견뎌나가는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