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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인 생활


BY 한숨 2001-07-06


한숨이 먼저 나오네요.
아침에 사무실에서 연습장에 끄적끄적 집정리할 그림을 그려보다 괜시리 심란해집니다.

결혼 5년째.
근데도 왜 아직 안정된 느낌이 없는건지.
함께 맞벌이를 한지 1년이 넘도록 마이너스 통장은 하나도 줄지도 않고, 앞으로 줄줄이 돈 들어갈 일만 남아있네요.

집은 또 왜 그렇게 정리가 안된 것 같은지, 늘 치워도 치워도 어수선하고, 마치 엉망진창인 제 머리속 같기만 합니다.

한동은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혼자 벌었었죠.
그 때는 오히려 혼자 번다고 시댁이나 친정에서 돈 달라는 일도 없었고, 그냥 우리 식구 생활비하고, 마이너스도 조금씩 써가며 살았습니다. 근데, 맞벌이가 되고 부터는 시댁에도 생활비를 떼어드리고, 가끔 친정에도 자식 노릇하고, 양쪽 집안 경조사비에다 또 한동안은 남편 양복값으로 거의 지출이 다 되더군요.

매달 월급을 받아 정산을 해보면 둘 다 공무원인 관계로 일반 사회인 한사람 분량의 급여에서, 두 사람 카드비로 엄청난 액수가 나가고, 공과금에다 시댁 생활비다 빼고 나면 남는 돈이 없네요. 그러다 보니 또 카드를 쓰게 되고, 그러니 계속 악순환이구요.
그렇다고 맘에 드는 옷 한벌 선뜻 사지 못했으면서 도대체 그 동안 뭘하고 살았는지 허탈하네요.

나도 잡지에 나오는 집처럼 이쁘게 꾸며놓고 살고도 싶고,
남들 다 사는 자동차도 사서 동동거리지 않고 아이 데려다 주고도 싶고, 얼른 얼른 빚도 갚고 그렇게 여유있게 살고 싶은데,
매달 돈은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 달아나는 느낌이고, 자꾸만 생활은 헝클어지는 느낌에 불안하기만 합니다.

다른 분들도 그런 불안감 있으신가요?
어떻게 하면 현명하고 야무지게 살 수 있을까요?
정말 제가 한심하게만 여겨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