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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말 나쁜 며느리인가봐요.


BY 나쁜며느리 2001-07-10

방금 또 다투고 말았어요.
이윤... 또 같은 문제였죠.
난 정말 오빨 많이 사랑했어요. 오빠가 이혼한 사실을 알면서도 난 이 사랑을 멈출수가 없었죠. 그래서 결혼했어요.
오빠가 나쁜 사람이기 때문에 이혼한건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였어요.
주위사람들은 오빠가 나에게 너무 잘해준다고 다들 부러워해요.
그건 사실이에요. 오빤 날 참 많이 사랑해주죠.
그런데....
왜 전에 살던 여자가 이혼을 했는 지 결혼하고 나서 알았어요.
아니 나쁜 뜻은 아니구요. 그냥 이해하게 됐다는 거예요, 그여자의 심정에 대해서 아주 조금은....
저희 시어머니께선 저와 사는 스타일이 너무 달라요.
전 늘 어머니 앞에서 주눅이 들어있죠.
힘들게 자식들 키우신 것 정말 인정해요.
아들들 하나같이 착하고 성실하게 잘 키우셨죠.
그렇게 키우시기 위해서 나름대로 그렇게 아끼시는 것도 알아요.
근데,
저두 노력하고 있어요.
저두 헤프지 않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구요.
결혼하기전에 저희 집 분양받을 때 등기랑 취득세랑 샷시값을 빌려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그게 650만원이였는데 저흰 그런 돈이 없었어요. 정말이요.
그런데 어머님께서 결혼하자마자 그돈50만원씩 갚고 게다가 어머니 아버님앞으로 20만원씩 보내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면 70만원이잖아요.
너무 빠듯하더군요. 우리 오빠 월급이 대단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 돈 정말 갚아드리고 싶었어요.
근데... 제가 임신중인데 전치태반으로 고생을 하고 있거든요.
계속 병원에 입원하고 입원비는 보험이 안된다고 하고....
어머님은 돈 이야기만 하시구....
머리가 터질것만 같아요.
저희 어머니도 어머니이구 나 낳으시면서 그렇게 고생하셨는데....
엄마한텐 변변찮은 용돈한번 못 쥐어드렸어요.
정말 딱한번 4만원이고작이였답니다. -참 어버이날 때 10만원하구요.
게다가 시댁에 한번갈라고치면 전 두려워집니다.
반찬을 꺼낼때 제가 너무 많이 꺼낸다고 뭐라하시고
심지어 세제를 쓰는게 너무 헤프다고 몇번씩 쓴 퐁퐁물을 계속 쓰라고 하시더군요.
그것만 스트레스가 아니에요.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는 일들 눈물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제가 전치태반으로 계속 못 움직일 때
-병원에서 절대 안정하라구 했거든요.
넌 뭐가 그렇게 아프냐고 말씀하시면서 일좀하라고 하십니다.
게다가 견딜 수 없는 건
야. 너..
이런식으로 불러대는 호칭입니다.
전 야나 너가 아니에요.
전 며느아이, 새아기 아닌가요?
저희 엄마도 저에게 야 너 라고 안하십니다.
저도 귀하게 자란 자식이라구요.
오빤 어머니를 이해하라고 합니다.
오빨 사랑하니까 이해하고 싶어요.
근데 어머니를 보고 있으면 정말 머리가 막 돌것만 같아요.
뭐든 제가 하는 일은 헤프고 또 맨날 집에 없는-사실 아파서 어디 나가지도 못하는 데 샤워할 때나 잠시 슈퍼나간사이 전화해서 안받으면
도대체 어딜 그렇게 다니냐고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귀한 아들 돈이나 갈취하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게
전 정말 속이 상합니다.
오빤 저 때문에 속이 상하고
우리 이러다가 정말 잘 못될까봐 걱정이되요.
속상해서 눈물이납니다.
저두 잘하고 싶은데
저두 사랑받는 며느리이고 싶은데
정말
난 정말 나쁜 며느리인가보아요.
우리오빠 전부인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으려하는데
아주 가끔 그 여자에게 묻고 싶어질 때도 있습니다.
왜 이혼한거냐구....
그 여자가 시어머니 때문이라고 말할까봐 두렵습니다.
오늘 오빠가 제게 딸만있는 집에 장가간게 정말 잘 못한 것 같다구 하더군요.
그게 마치 나와 결혼한 걸 후회하는 것 처럼 들려서 전 지금
너무 서운합니다.
난 세상에 오빠만 사랑하고 바라보고 있는데
오빠가 나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제가 아직도 모자란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