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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젖 떼는 방법을 몰라서...


BY 고민엄마 2001-07-11

아기 땜에 8년 다니던 직장도 관두게 된 초보엄마입니다.
남자사원들보다 승진도 1년 빨리 하고 사직서를 몇 차례나 돌려받으
면서 서른이 되든, 마흔이 되든 아기 낳고 다시 일하라고 권고받을
정도로 열심이었지만..
아기 봐줄 곳이 마땅찮아서 할 수 없었죠..
울 시어머니 봐주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하고 낳은 아긴데 안 되겠다니 별 수 없지요... 친정엄마가 퇴행성 관절염으로 허리,다리를 못쓰시니 부탁할 수도 없고.. 엄청 울었더랬어요..
근데 봐주기는 싫은 손자 보고 싶다고 사흘이 멀다하고 불러제끼고
전화통에는 불이 납니다...
코드를 뽑아놓은 것도 여러 차례...
1주일에 한 번 가는 걸로는 성에 안 찬다 하십니다..
에미만 알고 자기한테 안 온다고 아기를 물고 뜯고..서운하다는거지요
아기를 엄마가 키우는데 엄마를 아는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시어머니 목소리가 괄괄하고 아기를 울리는게 취미인지라(누르면 소리나는 인형을 아기가 무서워하거든요. 근데 그게 재밌다고 아기 코앞에다 대고 누르면 아기는 기를 쓰고 넘어가는데 어머님은 웃는다고 넘어갑니다)아기는 어머니를 무척 싫어해요..
희한하죠??? 8개월된 말 못하는 아기가 사람을 가리네요..
우리 아기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낯 안가리는데 울 시댁만 가면
싫어하니 저더러 자주 오라는겁니다...
좁은 아파트에서 하루종일 뭐하냐??
청소며 빨래며 밥하고 설겆이에 아기 치닥꺼리는 우렁이 색시가
해주나요?? 집에서 논다는 표현 참 불쾌하더라구요..
어머니, 저 집에서도 바빠요.. 해봤지만 반응은 뭐.. 그저 그래요.
사실 울 시어머니처럼 살림하면 바쁠게 뭐 있습니까?
정말 살다 살다 그렇게 지저분한 집은 첨 봤어요...
쓰레기통에서 구더기가 일고.. 주방 그릇을 쥐가 타고 다닙니다..
온 방 구석구석에 먼지가 풀썩~~ 옷이며 수건이며 과자조각(어머님이 구멍가게를 하시거든요) 말라 비틀어진 과일 껍데기...
1주일전 분명히 전 그 집 대청소 했더랬어요...ㅠㅠ..
어머닌 집 비우게 되면 저희 집으로 전화해요.. 집보라고..
우리 집 비워놓고 제가 시댁 지키러 가야 하나요??
이런 일로 사이 좋던 남편이랑 엄청 싸워요...
남편은 그래요... 그렇다고 집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사흘마다 집에
가는 것도 아닌데 왜 난리냐는거지요..
거짓말하는 것도 스트레슨데 그걸 몰라주네요... 울 남편...
사고방식이 문제 아닌가요??
왜 가기 싫냐는 남편의 물음에 넘 지저분해서 가기 싫다고 했어요..
촌에서 농사 짓는 집은 대부분 다 그렇대요..
그말에 제가 기막히다는 표정을 지었죠..
울엄마 형편 안되서 농사일보다 더 힘든 일 하고 밤에 잠 3시간 자고
일어나도 집에 머리카락 하나 없었다고..
어머님 지저분한건 천성이라고 못할 소리를 남편한테 해댔어요..
악에 받혀 못할 소리 하기 했는데 남편 엄청 충격이었나봐요..
저더러 친정에 가 있으라네요..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데...무슨생각?
떨어져 있는다고 지저분한 시댁 깨끗해지고 시댁 사고방식이 바뀌는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효율적으로 제가 다시 일을 나가기로 했어요...
집에서 살림 한 뒤론 반짝반짝 윤이 나고 먼지하나 없이 까다로운
울 친정엄마한테 칭찬(장모님은 결벽증이라던 남편두요)받았고.
아기도 매일 볼 수 있으니 울 남편은 제가 일 나가는건 무조건 반대
지만 저는 계속 이런 식으론 살 수 없어요...
선배님들!! 도와주세요..
아기 맡기는거랑(개인위탁이 좋은지, 놀이방이 좋은지) 분유 먹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배고프면 먹겠지 했다가 어제 아기 종일 울리고 말았아요..
암만 달래도 안 되서 할 수 없이 젖 떼는 약 먹고 있으면서도
젖을 물리게 되네요...
시댁에 가기 싫으면 남편과 싸웁니다..
냉전기간에는 전화고 뭐고 받을 필요가 없고, 시댁에서는 무조건
저더러 참으라고 저자세로 나오니 일석이조이긴 하지만
이렇게 살기는 싫으네요..
선배님들!! 제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하지만 저 아기 낳고 집에 있으면서 우울증 심하게 걸렸었다는건
알아주시구요... 지금도 술이 늘어서... 알콜중독 초기라는데...
답답합니다.. 살기 싫어요... 선배님들 도와주세요.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