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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 일기장


BY 짭짤 달콤 씁쓸 2001-07-11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빠짐없이 일기를 꼬박꼬박 ...

글구 결혼해서도 일기를 빠지지않고 꼬박꼬박
그 일기장이 나왔다
책장을 정리하면서......

신혼때
우린 주말 부부였다
그땐
고속도로 넓힌다고 늘 공사중이었기땜에
토요일 서울에서 대구까지 오는 울 남편기달리려면
8-9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이면
또 서울로 가버렸다

남편도 없는
시집에서
시부모와 달랑 셋이 있다는게 넘 힘들었었다
10분이면
갈수있는 내 친정이 저기 있는데
나는 시부모와 함께 있어야 했다
결혼이란 그런거 였다

첫째를 가진몸이어서
넘 힘들고
입덧도 심했는데
직장 생활도 힘들었다

시아버지
월급 내놓치않는다면서
은근히 압박주셨다
한마디로 어지간히 미워하셨다

시댁 그런대로 가정경제 괜찮은 집안이었고
시아버님 구두쇠시라 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배인집안 이었다
그나마 남편 월급도 고스란히 아버님의 손으로 들어갔다
남편의 월급이 얼마인지도 모르는채.
그런 상황에서 내 월급까지도
관리하고 싶어 하는 아버님에게
절대 드릴수가 없는 괜한 고집이 치밀어 올랐다
아아 ~~
지금 생각하면 아무부질없는 고집 반항
그이후로
난 미운털이 박혔다

그 미운털이 지금도
아버님과 나를 갈라놓고 있다
매사에
아직도 그때일을 이야기 하시는 분이다.....

난 그때
매일 울었었다

매일 울면서 일기를 ?㎢?

바로 그일기장이 .....

울 남편이
식탁위에 올려져 있던 그일기장을 무심코 뒤적이더니만

한마디한다
"아이고 내가 그땐 왜그리 철이 없었을까?"
라고....

이제서야 마누라 마음 조금 이해하는 남편
그나마
일기장이 있으니 다시 한번 생각할수 있는 계기가 되고
남편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진 것 같다

아아~~~~~~
참 덧없는 인생이다
다시 한번 신혼시절
아니 연애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런 시행착오 절대 겪지 않고
지혜롭게
예쁘게
딴딴하게
잘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