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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다 밉다 하니까, 얼씨구..


BY 퉁퉁이 2001-07-12

어제는 새벽 3시 반에 남편이 들어왔습니다.
물론 좋아서 그렇게 술 마시는 거 아니라는 거 알고 있죠.
하지만 화가 나는건, 9시도 못되서 전화 한통화 하고는 그 후로는 아예 핸드폰도 안되고 연락도 없다는 겁니다.
그래놓곤 절대 핸드폰 안 꺼놨다는 겁니다. 그럼 핸드폰도 안통하는 어디가서 뭘 했다는건지..

그 시간에 들어와도 술기는 다 가시고 멀쩡한 얼굴이더군요.
뭘 했는지 더 의심스럽게 말이죠.

저,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그냥 한번 노려보고 들어가 잤습니다.
그리고 아침엔 꿀물까지 타 주고, 또 입 꾹 다물었습니다.
누구랑, 무슨 일로 그렇게 늦게까지 돌아다녀야했는지 물어보면 뭐할겁니까? 들어봐야 화만 더 나지.

시댁에 내려가 아침을 먹는데, 어머니, 들어서자 마자 당신 아들 챙기시더군요. 암말 않으려다 새벽에 들어왔다고 한마디 했죠.
그랬더니 당장 "잠이 와서 어쩌냐"를 연발하시더군요.
그리고 당신 아들 고생시키는 회사와 회사 사람들 욕만 아침부터 푸지게 하시구요.

저도 어제 똑같이 그 시간까지 잠 못잤습니다.
근데, 저더러는 피곤하겠다는 소리 한마디도 않으시고, 맛있는 반찬은 그저 아들 앞에 갖다 놓기 바쁘시더군요.
다른 날 같으면 그런다고 남편에게 뭐라고 종알거렸겠지만,
오늘 아침엔 또 암말 안했습니다.

눈치를 보며 죽겠다는둥, 누가 어쨌다는둥 얘기를 해도 그냥 대꾸도 안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렸죠. 저랑 남편은 직장이 가까운 관계로 자주 점심을 함께 먹죠. 오늘은 최소한 사과하는 의미로 점심 먹자로 할 줄 알았습니다. 근데도 소식이 감감.
전화를 했더니 밥 먹으러 가고 있답니다.
"알았어" 하고 그냥 끊어버렸습니다.

지금 속이 부글부글 끓네요. 누군 직장 생활 똑같이 하면서 땡하면 퇴근해서 달려가야하고, 누군 사회생활 하느라 어울려서 늦게까지 돌아다녀야 하고...우리나라 남자들 정말 사고방식 고쳐야합니다.

정시 퇴근하고 집에 일찍가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와이프와 얼굴 마주 보고 살면 못난 남자 취급이라나요?
그런 남자들 모두 모아놓고 어디 교육대라도 보내야합니다.

어떻게 이 화를 삭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