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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싫을땐...


BY 시러 2001-07-13

전 23살의 아가씨구요.
저 좋다는 사람.. 결혼하자는 주변남자들 무지 많습니다.
물론 그런말듣고 나쁘진 않지만 그리 좋지도 않아요..

왜냐구요?

제가 어릴때 살던 동네가 저급해서 그런지
밤마다 그릇집어던지는 소리, 싸우는 소리, 때리는 소리..
그런것들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그리고 밤새 울어대는 어느집 아낙네..
'정말 결혼하면 다 저렇게 사나'하고 어린가슴 콩알만한 가슴 콩닥콩닥 뛰었지요.
하지만 그렇기만 하면 좋게요..
저희집 또한 아버지 술자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밤새 어머니랑 싸우고
폭력에 기물파손...
전 오늘밤은 어떤 물건이 부서질까 생각하며 울음이 나와도
무서워 울지도 못하고 벌벌 떨기만 해야 했어요..
그리고 생각했죠..
남자란 동물은 다 싫다고..
저런것이 결혼이라면 왜 하고 사냐고..
어릴때 똑 부러지고 여시같고 붙임성 좋아서 온동네에 귀염을 받았던
성격이 (제가 어릴때 그랬다네요) 쉴새없이 이어지는 긴장된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새 우울하고 무뚝뚝하고 세상에 짐을 다진것 같은
그리고 무슨일이 생겨도 침착할수 있는 (너무나 무서운 광경을 마니봐서) 그런 성격이 되어버렸죠.

그러고 보니 전 남자를 볼때 딴건 안보고
술마시는거, 폭력적인가,욕잘하는가 등등..을 위주로 보게 되었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것도 아니면서 말이죠.
정말 할수만 있다면 그냥 연애만 하면서 살고싶은데..
그렇게는 안되겠죠..

사실 지금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긴한데
자꾸 두려워요.
왜...사랑하던 사람들이 결혼하면 생활하면서 싸우고 이리저리 부딧히다 보면 좋은감정 다 사라지고 결국은 미운감정만 남게 되잖아요.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 되느니 차라리 결혼 하지않고
헤어져 버릴까 생각도 마니 해봤구요.(그러면 사랑하는 감정은 영원할테니까)
이정도로 저의 결혼에 대한 인식은 극히 부정적이랍니다.

아마도 제 주변분들.. 행복하게 결혼생활 하시는 분들을 거의 못본것 같아요..
정말 결혼하면 다 그렇게 살아야 하나요.
너무 슬픕니다.
사랑해서 한 결혼인데 ...전 제가 결혼해서 그렇게 될까 두렵구요.
제 자식에게 저처럼 어두운 어린시절을 물려주게 될까 두렵습니다.

결혼이 싫어요!

저에게 조언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