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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겠습니다


BY 내논딸 2001-07-16

아마 다른 분들 모두 저를 이해하시지 못할 겁니다
제얘기를 잠깐 하지요

우리 엄마는 이모(바로 밑의 동생)가 하늘입니다
이모가 하는 말이면 뭐든지 믿고 돈도 이모말에 따라 좌지우지 됩니다
저희 집이 지방인 관계로 대학내내 기숙사,하숙,자취를 했는데 그돈이
아깝다며 이모네로 보냈습니다(엄마가)

참고로 저희 이모는 돈이 많으십니다
집장사,땅장사로 떼돈을 버신 분이시죠
한마디로 여장부십니다
성격이 워낙 독설,욕설이 심하셔서 젊어서 결혼 3년만에 이혼을 하셨답니다(친적들 말에 의하면)

다른 친적들은 서울에 잠깐 볼일이 생겨서 오더라도 이모댁에는 연락도 안하고 자고갈일이 생겨도 여관에서 자고 갑니다
오랜만에 친적들 봐도 항상 욕설이 앞서시는 분이시죠

그렇게 저는 4년간 이모댁에서 더부살이를 했죠
제 성격이 활발하고 명랑했지만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눈치가 빨라졌고
기죽어서 할말도 제대로 못하고 오빠(이모아들) 속옷도 제 손으로 빨고 삶고 ..... 청소며 집안일도 거뜬하게 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가슴울렁증이 생겼습니다

독립하고 싶었습니다
내인생에서 첨으로 이모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을 했지요
돈이 없어서 그렇지 사람하난 진국입니다

시댁이 무진장 어려운 관계로 저희는 원룸에서 시작했습니다
말이 좋아 원룸이지 단칸방이지요
그것도 저희번돈으로 이모께서 이모집 근처로 얻어주셨죠
전세계약서도 이모가 갖고 계셨습니다

첨엔 멋도 모르고 살았는데 빌라가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주자난이 심각하대요 집주인은 나몰라라하고 ...
차도 여러번 긁히고 타이어 펑크도 내고 다른차 들어올때 자다가도 차 빼야하고....정말 차땜에 미치겠더라구요

작년부터 엄마께서 방두개 짜리고 이사갔으면 좋겠다면서 2000만원 도와주시겠다고 말씀하셨고 오빠(이모아들)도 이모가 서초동에 아파트를 사줘서 이사갔기에 저도 남편이랑 소형아파트 전세를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마침 교통,가격이 괜찮은 아파트가 있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결과는요? 울엄마 거품물고 쓰러지시대요
그리고 10분간격으로 전화하시대요
이모한테 안맞기고 우리끼리 했다고 인연을 끊자네요
돈 못주신다고...
갑자기 비참한 생각이 들대요
저도 엄마한테 엄마돈 필요없으니 그냥 우리가 살기 편한대로 가겠다고...
저 아기가 잘못되서 두번유산했을때도 전화한통 없더니 이번일엔 굉장히 적극적이시더라구요

겉보리 서말이면 처가살이 안한다는 옛말이 틀릴게 없더라구요
저도 엄마가 도와주시면 고맙고 안도와 주시면 은행대출 알아보려구 했는데 돈이 사람을 졸지에 치사하게 만들지는 몰랐습니다

엄마가 넘 격분하셔서 여동생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동생도 우릴 사기꾼 취급하더라구요
할수 없이 이모한테 전화했습니다
당장그만두라더군요 우리집주인을 직접 만나시겠다구요
만나서 주차난 해결하시겠다구요
주인도 어쩌지 못하는건데 무얼 어찌 한다는 건지...
그냥 조용히 집빼고 싶었습니다
누구돈도 필요없으니 그냥 맘 편한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오늘 이모가 우리집에 오신다네요
주인집 전화번호 적어 놓으시라네요
주인하고 담판져서 피해보상 다하신다네요
미치겠습니다
왜 전 이모말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이 된걸까요

저요? 이모앞에선 고양이 앞에 쥡니다
하고싶은말이 있어도 주눅부터 들어서 말이 기어들어갑니다
죄인도 아닌데...
오늘 저 바보되는 날입니다
어쩌죠? 미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