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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누구에요?


BY 무명씨 2001-07-17

어제 초복이라 친정 아버지 전화가 왔어요 저녁 집에와서 먹으라고

근데 친정엄마가 피곤해서 음식 못한다고 했어요 남편과 둘이 집에서

닭이라도 먹을까 고민하면서 남편에게 전활걸었죠 친구들을 부를테니

백숙하라고 하대요 친정 부모님은 어찌할지 결정 못내린듯하면 담으로

연기하자고 남편이 말했어요 바로 친정아빠가 저녁 사준다고 오라대요

그때 시아버님이 갑자기 집에 오셔서 우리 애가 보고싶어서 시댁에

데려가신다는거에요 친정 아버지에겐 안된다고 아버님오셨다고

말하고 아버님도 아이데리고 가시고 친구들 줄겸해서 백숙 만들고

저녁도 먹었죠 그런 상황이 겹쳐서 친정부모님 제안을 거절한게

좀 맘이 상했죠..

남편은 요즘 고민하는 문제가 있는데 제겐 생각을 일단은 대충

말했죠 친구들에겐 더 자세히 나로선 첨듣는 대화까지 꺼내는데

난 남편 대화상대가 못되나 애델구 집에나 멍 하니 있으니

자세한 속내는 안보였나 싶은게 속이 또 상하대요

낭중에 그래서 맘이 상했다고 얘길했더니 미안하다고 남편은 말하면서

다들 같이 있은곳에서 의견을 나누며 얘길해보려고 한거였는데

기분 나빴냐고 하더군요 친구를 부른것도 고민중인 일과 관련이

있어서 닭도 잡고 그 기회에 얘기하려던 거라구요

아무리그래도 제가 상식도 풍부하고 여러 분야에 박식했더라면 상황은

또 틀려지지 않았을까요 글구 요즘은 아줌마들과 잡담말고

생각을 요하는 대화나 전문분야에 대한 얘기를 하는 자리는 참 부담되

고 꿀먹은 벙어리마냥 가만 있는 제 자신이 싫어지고 속 상하답니다.

아줌마로서 현명하게 살아야 할텐데 아줌마의 나쁜 이미지만 연상

시키는 부분들을 지니고 사는 제가 한심 한심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