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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집도 있다.


BY 답답한 뇨자.. 2001-07-18

우리 부부 열심히 일해서(휴일도 없었고 새벽 5시부터 밤 11시가 넘도

록 정말 발에 땀나게 뛰었다) 저축한 돈으로

5년전에 32평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었다.

근데 그 명의가 시아버지 앞으로 되어 있는 것이었다.

청약예금을 들 당시 총각이었던 남편의 나이가 우선순위가 되지 않아

집없는 시아버지 앞으로 들어놓으면 유리하게 먼저 분양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일은 거기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분양을 받고 입주를 하였는데 이돈 저돈 끌어모아 들어가다보니

당장 취득세니 뭐니 세금 낼 돈이 모자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아버지 명의로 되어있는 청약예금 통장을 해약을

하려고 시아버지께 말씀드리니 아쉬우면 너네가 와서 해가란다.

(그 때 시아버지는 지방에 큰 아들과 살고 계셨음)

울 신랑 그당시는 일요일 말고는 시간을 쪼갤라도 쪼갤수 없는 형편이

라 울화통이 터지는건 당연지사...(일요일 은행 안되는건 아시죠?)

그곳에서 해약을 해서 돈을 올려보내라도 아쉬운 놈이 해야지..

하는 말로 난 몰라라..

정말 속 뒤집어지는 소리 여러번 오가고 결국 안 보내줘서

고대로 연체금 물고 친정에서 빌려서 돈을 냈었다.

그 때 우리 시아버지 한다는 말씀..

그 집 누구 앞으로 되어 있는줄 아냐고..

알면 알아서 잘 하라고...

내 참.. 자식 며느리가 돈한푼 손 벌리지 않고 피땀흘려 일해서

겨우 집 한칸 장만했는데 수고했다는 소리는 고사하고

그딴 소리나 지껄이고 있으면서 그래도 내가 아버지라고 말 할 수

있으련지..

어찌 됐든간에 그리 전쟁통속에서 세월은 흐르고

작년에 알아보니 지방에 내려가 큰 아들과 사는동안

그리 애지중지 하던 큰아들과도 큰 싸움이 나서 사네 못사네 하더니

서울올라와서 살란다고 큰 아들보고 돈 내놓으라니

큰 아들도 못해준다고 뻐팅기고 결국 우리한테는 한마디 말도 없이

집을 갖고 즈이 맘대로 대출을 5000씩이나 해서 2000은 시아버지가

꿀꺽하고, 3000은 큰 시숙이 꿀꺽하고..

그 돈으로 서울에 와서 전세얻고 지금까지 울 가게 옆에 와서

껌같이 달라붙어 산다.

더 기가 막힌건

울 신랑..

내가 집을 팔아버리자고 울며 애원했을 때에도 지금팔면 손해라고

더 두고보자며 시들시들 지쳐가는 마누라를 그냥 내버려 두었다.

입장바꿔서 내가 남편이라면 우리집으로 인해 그리 힘들다면

돈 1000만원 2000만원이 대수이겠는가. 팔아서 조금 손해보더라도

남편이 맘편히 살 수 있다는데 그거 아깝게 생각할 내가 아니다.

그런데 울 남편 아내는 1000만원보다도 2000만원 보다도 못한 존재

였나보다.

그 일이 있고 울 남편

일이 그쯤 되었으면 나중에 알았더라도 한 소리는 하고 가야하는게

당연한건데 나중에 통보받아놓고도 한마디 말도 못하고 그냥 두었다.

내가 알까봐 쉬쉬하면서..

나? 당근 몰랐었다.

작년 가을쯤에 그 사실 알고 거품물고 뒤로 넘어갔다.

정신쇠약증에 걸려 신경정신과 치료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버텨 나갔고

이제서야 시집과 인연 끊고 제 생활로 돌아왔다.



얼마전 집을 팔려고 부동산에 내놓았다.

다행인지 사겠다는 사람이 있어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남편과 다투었다.

화가나서 나도 대들었다.

병신처럼 자기집에는 당해도 아무소리도 못하고 살면서

어찌 만만한게 아내인지 아내한테는 그리도 큰 소리를 치고

달려드냐고..

근데 이 남자 하는말

지긋지긋하니 집팔아 돈해줄테니 애들데리고 살라고..

이제 자기는 자유롭게 살겠다나..

참... 누구는 이런 시집나부랭이들과 섞여 사느라고 지긋지긋하지

않았는지 아나.

그래도 내가 참고 살았던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는

아이들 때문이었는데..

자기식구들과 자기가 나에게 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미안함도

갖지 않으면서 내가 속상해서 말 한 거에는 저리도 부르르 떠는지.

그래 나도 소리쳤다.

니 맘대로 하라고

그밥에 그 나물이라고 가장 죽이 맞고 생각이 비슷한 군상들 속으로

들어가서 사는게 너도 편할거라고 했다.

이제 집만 팔아버리면 속상할 일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집을 팔게 생기니까 그동안 내 맘고생 다 없었던것 처럼 생각되나보다.

가슴에 한처럼 맺힌 이야기가 여기에 쓰지 못한 것도

씨리즈로 있는데 남편이라는 자리에서 곱던 처녀였던 아내를 쓰러질

때까지 지켜주지도 못한 잉간이 어찌 그리 쉽게 자기 하고 싶은대로

말하고 사는지..

이 속좁아터진 남편아.

너네 집에 가서도 그리 한번만이라도 말해봐라.

아버지... 형님들...

당신들 때문에 내가 죽게 생겼소..

제발 사람노릇좀 하고 사시구려..

휴...

다 소용없는 일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그리 못말할 사람..

그냥 맘 편하게 정말로 돈받아서 아이들 키우면서

살고싶다.

남편까지도 완전히 인연끊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