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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나요


BY 슬픔 2001-07-22

저 지금 혼자 맥주 한병 다 비웠답니다.
아래 있는 많은 고민들... 읽어보니 정말 전 그나마 행복한거 같군요
그런데 눈물이 나요.

결혼한지 13년, 남들은 그정도면 싸울만큼 싸우고 포기할만큼 한다지만.........
전 날이 갈수록 가슴이 답답해옵니다.
남편은 정말 누가 봐도 곧은 사람이죠
언제나 잘났구요, 항상 당당하구요, 생전 실수라고는 안할것 같은 그런 사람.
그래서 그는 항상 제가 모자라서 못마땅한가봐요.
하지만 전 압니다.
그의 맘속에 어떤 열등감 같은것이 있다는걸.
결혼초엔 저에게 그러더군요.
언제 사람 되냐고... 하긴 오늘도 들은 말이예요.
자긴 완벽한 공자님이고 전 하는짓이 항상 어리벙벙한 어린아이죠.
항상 저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양 이야기합니다.
회사 일이 잘 안풀릴때면,, 그래도 잘 될테니 너무 걱정말아요/ 라고 얘기하죠.
그럼 그는 무슨 근거로 그런얘길하냐.
잘될지 안될지 니가 어떻게 장담하냐. 참 마음편한 백성이다.
전 그저 그사람 마음좀 편하게 위로해주려 한 말이 그에겐 아무 걱정없이 맘편하게 던지는 말로 생각되나봐요.
작년엔 싸우다 그러더군요.
니가 나한테 해준게 뭐있냐고.
정말 마음이 저렸어요ㅕ.
저 결혼한 이후로 13년째 홀시어머니 모시고 살아요.
그렇다고 시어머니 도움받은거 물질적 정신적으로 전혀 없고요
연년생 아이들 키우느라 밤잠 못자도 울시엄니 단 한번 아기 기저귀 갈아준일 없고, 우유한번 타먹인일 없고,
저 없을때 배고파 우는아이 물한모금 준일 없어요.
시장갔다 한시간만 넘기면 너 어디 갔다오느냐고 호통치셨죠
아이 맡기고 어디가서 내시간 즐긴일 한번도 없구요.
작은아이 임신 8개월땐 시누 몸조리도 해?죠.
그때도 울 시엄니 미역국한번 끓여본일 없구.
시누가 일때문에 두달간 자기아이 맡겼을때, 몸무게 많이 나가는 시누아이는 제게 업히고 일하게 하고.
시엄니는 가벼운 우리아이 업고 나가셨죠
그게 우리 아이 봐준 유일한 일이랍니다.
그래도 시엄니한테 말대답이라도 한 일은 딱 한번.
한번은 세탁소에서 쓴는 옷걸이로 우리 큰애 뺨을 때릴때... 그러지 마시라고, 때리시려면 엉덩이를 때리시라고...
그때도 시엄니는 그러셨죠
다른 며느리들 말대답하는건 몰라도 네가 그러는건 못참는다고.
그길로 아이 데리고 집나가서 새벽에 들어오시더구뇨.
싹싹 빌었죠.
다신 안그런다고.
지금 생각하면 참 제자신이 한심해요.
지금같으면 절대 그렇게 빌진 않을건데.
그렇게 드센 집에서 10년넘게 살다보니 이젠 저도 드세지데요/
전엔 무조건 참던일도 이젠 할말 합니다.
물론 남편한테요.
전엔 기분나쁘고 속상해도 억지로 웃던걸 이젠 못합니다.
기분나쁘면 시엄니 앞에서도 뚱해 있습니다.
바로 며칠전 시엄니가 그러데요.
할말 있으면 말로 하라고. 뚱해있지 말고.
참.. 아무말 안했어요.

저 횡설수설 하는거같네요.
맥주 한병했거든여
너무 속상해요.
이젠 정말 시달리기 싫어요.
마음속 깊이 이혼하고 싶어요.
하지맘ㄴ 굳은맘 못먹겠어요.
아이들도 있구 아직은 그래도 남편을 사랑하나봐여
시어머닌 그렇다지만
이사람은 정말 더 절 힘들게 하네요ㅕ.
오늘은 친정아버지 생신날.
식구들 모두 모여서 기분좋게 점심을 했죠
그런데 문제는 이사람이 술이 엄청 세다는거죠.
동생 신랑은 못마시는 술을 요즘 배워서 오늘은 형님이 먼저 그만두자는 말씀 마시라고 큰소리 치더군요.
그래도 결국은 소주 6병 둘이 나눠마시곤 자꾸 머리를 상에 박고 잠이 드는거예요.
아버지 엄마 동생들 모두가 그만 마시라고... 작은형부큰일 나겟따고 말렸어요.
그래도 그느 제부한테 끝까지 앉아있을걸 바라더군요.
못마시겟단 술도 억지로 권하고. 것도 원샷해야 한다나요.
저도 너무 속상했어요.
그래도 형님이 고만하라고 할때까지 마시겠다고 버티던 제부가 드디어 동생들 부축받고 방에 가 눕고.
우린 상을 정리했어요.
그가 묻더군요.
자긴 누구한테 얘길하냐고.
무슨얘길 해요...
제가 좀 퉁명스레 대답하자 그는 또 그래요.
너 언제 사람될래//
그리곤 집에 가겠다나요.
저도 아이들 데리고 따라나섰죠.
그랬더니 넌 장녀니까 장녀몫하고 더 있다 오래요. 아예 자고오라나요.
끝까지 따라나서는 절 문을 못열게 막고 서더니. 길에 따라나온 저를 이번엔 발로 차더군요.
니가 뭔데 그러냐며...
지금 생각하니 제부가 방으로 가고 상을 치운다고 정리하는게 아마도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했나봐요.
우리는 술 고만 마시라고 일부러 상치운건데.
그리곤 길에서 실랑이하다가 차에 앉혀놓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죠.
아니, 그것도 조카아이까지.
친정부모 생신에 윗동서 아이까지 데려가는 저는 뭐 좋은줄 압니까.
지난 설엔 시누 아이까지 데리고 갔었죠.
그런데 아이들 데리고 나오니 이번엔 또 차에서 내리는거예요.
그리곤 또 혼자 가버렸죠.
결국 뒤따라나온 남동생이 택시에 태워 보냈더라구요.
아이들과 함께 찾아다니다 집에 와보니 쇼파에서 자고있는거예요.
정말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13년을 셋째며느리로 시엄니 모시고 살아도 못마땅하기만한 시누랑 시엄니.
니가 해준게 뭐있냐며, 자긴 아내로부터 받은게 없다는 남편.
게다가 툭하면 못마땅해하며 자기만 잘난,, 그러면서도 저보고 그릇이 작은게 넘치기만 한다며 비웃는 남편..
물론 생활은 어렵지 않습니다.
결혼후 경제적으로 쪼달린적은 없죠.
그리고 아집과 보수적 생각으로 똘똘 뭉치긴 했어도 어찌보면 마음여리고 신중한 남편이었구요.
하지만 전 지쳤습??.
솔직히 말하면 이제 혼자이고싶어요.
하지만 차마 아이들때문에 실천할 자신은 없구요
그래도 매일 꿈꾸고 삽니다.
시엄니 눈길없고, 싸늘한 남편 눈초리 안받고 사는
훨훨 자유로운 삶을.
제가 정말 문제가 있나요.
너무나 많은얘길 다 못해서.
가슴이 터질듯 갑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