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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안 계신분들 어떻게들 사세요?


BY 힘들군요 2001-07-25

부모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니까 꽤 오랜시간 부모가 뭔지 모르고 자랐죠..
정말 서럽고 힘든 시간들 이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4남매 잘 자랐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삐뚤어진 사람없이..
언니, 저, 여동생은 결혼을 했고, 남동생은 군복무중이죠..
솔직히 남동생이 사고를 치긴 했지만 누구 잡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누나들로서도 힘들더군요.
작은아버지만 다섯분이 계십니다.
할아버진 저희를 버거워 하셨구요.
다들 고등학교 졸업하고 제 갈길로 가야했고..지금은 결혼해서 그냥저냥들 살고 있어요.
근데 부모 안 계신분들은 잘 알겠지만 크면서 가장 힘든것이 명절이나 특별한날 모이면 작은어머니들이 모여서 저희 얘기를 하는것이 견딜수없이 힘들더군요.
사정상 얼마간씩 작은집에 머물며 지내야 했는데, 같이 살면서 저희가 하는 행동하나하나를 모이기만 하면 수근거리는거죠..
그때마다 받은 상처는 지워지지 않더군요.
왜 눈치라는거 있죠? 그거만 늘더군요.
20억가까이 재계발비를 받은 할아버지는 아들들에게 다 고루고루 나누어 주시더군요.
저희앞으론 10원도 남겨놓지 않은채..
저희 결혼식때 작은집에서들 50만원, 100만원씩 모아서 주시더군요.
받기 싫었지만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될지는..
제가 느끼기엔 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거기에 따른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다고 불만들이 많은신것 같더군요.
결혼하고 첫번째 맞은 명절전에 산소에 들렀다가 작은댁에 갔다가 받은 수모를 생각하면...
마치 저희 부부를 벌레 취급하시더군요.
결혼하면 낳아질까 했는데 더 서럽네요.
부모님 안 계시다는거..

작은 아버지들께서 그러시네요. 너흰 부모가 없으니까 너희가 10번 잘해야 자신들이 알아줄거라고..
할아버지께 속내를 내비쳤더니 또 그러시네요.
우리 아버지지 니네 아버지냐고..
니네가 뭐가 불만이 있을것이 있냐고..
숨이 콱 막히고 하늘이 노랗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늘 들어왔던말... 조카자식한테 잘해봐야 소용없다.
작은 어머니들의 한결같은 말이었죠.
저이제 나이 서른 접어듭니다.
마음속으로 그분들을 떠나보내야 할것 같네요.
저희 나이먹으면 웃으며 어울릴줄 알았는데 영원히 건널수 없는 강처럼 갈수록 멀어지기만 하네요.
이혼하시려고 하는분들..
왠만하면 자식들 생각하세요.
부모없는 아이들이 받는 고통,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저요. 뱃속아이에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만나게 하지는 못해도 엄마쪽 친척들을 골고루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살점을 뜯어내듯 그분들을 제 머리속에서 지워내야 한다는 것이 미칠것같이 힘이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