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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라면 부드득...


BY ^^: 2001-07-31

안녕하세요.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됩니다.
사람이 정말 정말 싫어지면 어떻게 수습이 안될정도로 보기싫습니다.
저 원래 이런사람아니었는데...어쨌든 내 남편 부모님인데 잘해야지
하다가 큰코 다치고 제 맘만 상했습니다.
이세상에서 자기아들밖에 모르는 시모 정말 피곤하더군요.
세상물정 전혀 모르는것도 한몫하더군요. tv프로 보는거라곤 사극(요즘 드라마 고부갈등,부부문제 이런거 많이하잖아요. 그런거 전혀안봄), 누가 집떼어갈까봐 집에만 있고, 어쩌다 만나는 사람이라야 친구5~6명,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릅니다. 숨이 콱콱막힐정도로 답답합니다.
당신은 다른 시모들에 비해 아주아주 잘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극진히 모신건 아니지만...(신혼 2년정돈 따로살 계획이었으나 신혼여행 갔다오니 슬그머니 들어오시더군요...)
서로의 이상향이 많이 달랐나봅니다.
남편이 7/27부터 휴가받았습니다. 아 7개월만에 시모랑 잠시라도 떨어져 있을수 있겠구나. 무쟈게 기뻤습니다.
남편이 홀어머니 걱정되서 하루지나고 안부차 전화했나봅니다. 시모가 낼 내가 맛있는거 만들어놓을테니까 점심때까지 오랍니다.
아 황당해라. 그새 아들얼굴 보고싶었나봅니다. 이틀밤을 밖에서 더 자고 들어갔습니다.
눈빛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그러나 아들이 오니까 금새 풀어지고 거실
에서 아들옆에 바짝붙어앉아 6시간동안 tv봅니다. 예전엔 신경안쓰고 넘겼는데 이젠 징그럽습니다.
남편이 총각때부터 빚이 엄청났었어요. 그게 결혼하고 얼마안있어 터져버렸어요. 물론 저모르게 제카드로 빚낸것도 엄청나더군요. 저는 앞이 막막하더라구요. 이사람이 내인생까지 망칠려고 내카드까지 써버렸으니...그래도 그놈에 정이뭔지...?
카드사에서 독촉이며 경고가 친정집으로 날라갔나봐요. 모두가 알아버렸죠. 첨엔 시모가 어찌나 저에게 미안해하던지...며칠 지나자 원상태
로 돌아갔죠. 곧죽어도 아들 아들 우리아들입니다.
아들이 이렇게 큰일을 저질러도 따끔한 꾸중한번 안하고 며느리가 빚
문제로 속상해하면 나몰라라 그저 아들 일하는데 신경쓰이게 하지말라고 하더군요. 되려 저한테 신경질을 낼 정돕니다.
친정에선 빚문제도 그렇고 시모때문에 날로날로 제가 폐인이 되가니까 이혼하랍니다. 저희 친정부모님이 이혼하시고 각자 재혼하셔서 물
론 아주 행복하지만 저는 부모님의 영향때문인지 이혼만은 정말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같이 벌면서 갚아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지
만 친정부모님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입니다. 시간이 약이겠죠?
저도 7개월동안 별의별 방법으로 시모에게 대응많이했습니다.
참다가 나도 할말은 해야겠다하고 할말하다가(말대꾸한다고 난리났음)
무시하다가 지금은 얼굴보는것조차 스트레스쌓여서 안쳐다보고 묻는
말에 대답만 합니다.
이번에 병원나들이가 3번째군요. 남편데리고 한의원에 갔었습니다. 의사가 맥짚어보더니 24살짜리가 이렇게 스트레스받아서 중년되면 병원에 돈갖다 바칠일 있냐고 하더군요. 애기도 생기기 어렵다그러고 생겨도 걱정된다고 하더군요. 스트레스요인을 없애고 절대안정이 필요하다더군요.
남편 충격을 먹었는지 첨엔 분가하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절대
안된다더니 사람죽어가니까 맘이 바뀌더군요. 의심스러워 재차 물어
도 외국에 도망나가는한이 있어도 따로살자더군요. 확실히 제편됐습
니다. 낼부터 친정갑니다. 사정이 있어 지금 친정부모님들이 당분간 집에 안계셔서 맘편하게 며칠 푹 쉴수 있습니다.
근데 이게 정말 잘하는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사람살고봐야죠.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