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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갔어요.


BY 철부지 2001-08-06

전 결혼 2년차인데, 딸아이는 시어머님이 맡아서 키워주시고 남편이랑 둘이서만 살고 있어요.
그런데, 얼마전부터 남편이 구미로 개발을 나가야한다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전 설마설마하면서도 엄청 울었었어요. 그러면서도 그런 날이 진짜로 올까 싶었었죠.

그치만, 남편은 오늘 아침에 갔어요.
짐을 챙겨가지고...제가 그렇게 울고 있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전 남편땜에 그렇게 울고 있는데, 남편은 울지말라고만 하고 끄덕이 없더군요.

차라리 남편도 같이 울어주던지...
아님, 마누라가 그 회사 그만두라고 안가면 안되냐고 그러는데도 미동도 하지않고 갔습니다. 꼼꼼하게 짐을 꾸려서 가는 남편도 섭섭하고...마누라가 우는데 그냥 떨궈놓고 가버린 남편도 섭섭하고...
시어머니한테 잘 챙겨주라고 부탁하고 가는것도...차라리 친정엄마한테나 부탁을 해주던지...

무엇보다도 전 궁금합니다.
남편도 저땜에 눈물을 흘리거나 마음이 아픈적이 있는것인지...

남편하고 주말부부가 된다는 것도 슬프지만, 남편이 저를 생각하지 않는것 같아서 더 슬픕니다. 그리고, 울지않을려고 하는데 자꾸 흐르는 눈물도 싫고... 전 왜 이렇게 눈물이 많은지...
제 눈물은 마르지도 않나봅니다. 그렇게 울었는데도...

지금도 남편 전화받고서 또 눈물이 나옵니다.
전화속 남편은 밝은 목소리이더라구요. 기분좋은가보라고 물어보니까 그렇게 할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만 하고요...

그렇게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장을 간 남편이 섭섭합니다.
저 정말 철부지죠? 다른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겁니다. 돌이 지난 딸아이도 있는데, 아직도 어른이 안되었나봅니다.

그래도 아무일 없이 잘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