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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싫어...


BY 게으름 2001-08-06

여러분들 정말 저보고 철없다고 욕하시겠지요?
울 엄마도 저 많이 혼내요.
그래도...
저 일하기 너무 싫거든요.
집안일은 정말 하기 힘들어요.
저 시댁에 사는데...
그래도 맞벌이 하느라고 저녁이나 하고 저희방 청소한답니다.
주말엔 제 시간이 없죠.
토요일날 1시에 마치면, 빨리 집에가서 주중에 못한 집안일을 합니다.
일요일도 하루종일 일하죠.
정말 힘들고 하기 싫어요.
왜 여자만 일해야 하는지......
남편 좀 시킬려고 해도 너무 눈치보이고, 신랑이 걸레라도 잡으면 직접 시킨다고 뭐라곤 안하셔도, 시어머니께서는 부럽다느니 저보고 좋겠다느니 하시면서 비꼬십니다.
그래서 이 더운 여름날 에어콘나오는 큰 방에서 남자들 이하 시어머니는 쉬시고...그 큰 마루를 다 닦고...땀 뻘뻘 흘리고.
정말 짜증이 나요.
생활비도 50만원씩 드리건만 주말엔 제가 시장보니, 과외로 돈도 많이 들고...이번에 다같이 휴가 갈려고 하다가 우리만 가게 되어 죄송하다고 휴가비따로 드리고.
울 신랑하는말. "휴가비 나온거 다 아시는데, 어떻게 입 싹 닦냐?"
아니, 그 휴가비가 맡겨논 돈인지...내가 열심히 땀흘려 번 보너슨데, 어찌 그렇데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하는지.
그래도 사실..저도 저희끼리만 휴가 갔다 와서 죄송한 마음에 드리려고 했어요. 근데, 울 친정에는 오히려 맛있는거 사먹으라면서 용돈 받았는데, 왜 시댁에만 죄송한건지...죄송해야 하는지...
저도 이런 맘드는 제가 이해가 안되요.
이제 28인데, 어려서 그런것도 아니고...저도 참 철 없죠?
저 맞며느리예요.
참 한심하죠?
몇 년 하다보면 잘 할 수 있을까요?
다음주가 제사있는데, 벌써 한 숨이 나옵니다.
전 정말 집안일에 취미가 없어요.
잘 못하고. 하기도 싫고...
억지로 하는거지요.
참 괴롭네요.
울 시어머니 이런 맘 아시면 왜 시집왔냐고 하시겠지요?
근데, 제가 알았나요? 시집가면, 집안일은 다 당연히 내가 해야하는건지. 내가 번 돈도 내 맘대로 못 쓰고.
내 시간도 없을지...누가 알았나요?
저도 그래도 집에선 끽 소리 한 번 못하고...
시어머니 눈치나 보고, 왠지 무서워서요.^^
야단 듣기도 싫고..억지로지만 몸을 움직여서 일하죠.
저도 이제 아이도 낳고 하면 어른스러워 져야 할텐데. 참 걱정입니다.
전 이때까지 다른 사람 눈치보면서 안 살아도 예의도 바르고 반듯하다는 소리 듣고 살았는데, 그게 다 잘 못 된거였나 봅니다.
울 시아버지 한데는 맨날 더 배워야 한다고 야단맞으니!
전 뭐가 그리 항상 부족한 걸까요?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데...하기 싫은 마음이 행동에 배어나는건가? 그래도 시어머니는 제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좀 알아주는것같아요. 하지만, 여자가...뭔든 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싫고.
우유가 떨어져도 도련님도 있고 , 신랑도 있는데, 회사다녀온 제가 꼭 갔다 와야 하고..너무 억울한거 있죠? 온갖 심부름은 왜 며느리만 해야 하는건지. 아들은 더워서 못 하고, 며느리는 안 더운가봐요.
며느리는 더위도 안 타고, 옷도 안 사입고 싶고, 화장도 안 하고 싶고, 일하는거 무지 좋아하고, 항상 공손하고, 그래야 하나봅니다.
아들은 천만원 넘어 하는 자동차도 사주는게 당연하고 제가 나도 면허라도 따야겠다고 하시면 요즘 면허따는데 100만원쯤 든다고 하시니...
나도 버는데...아니, 내가 버는데...
이렇게 철없는 사람은 시집가면 안돼는거죠?
그래도 하다보면, 아무 생각없이 잘 할수 있을것 같기도 해요.
전 집에 가는 순간 아무 생각이 없어져요.
불평도 없어야 하고...그냥 아무 생각없이 손과 발만 열심히 움직여요. 그래서 자꾸 멍청해지는것 같아요.
참 슬프네요.
그냥 철없는 새댁의 불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