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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이란....


BY 어휴....... 2001-08-07

엇그젠가 시댁 제사에 갔다왔지요...
결혼하고 첫제사죠...
전 제사 지내는것 조차 한번 못봤어요...
울 친정집은 제사 안지내거든요...
저 분가해서 살거든요...
울시엄니 아침에 일찍와라 하시길래
아침 열시 반쯤 도착했습니다...
엄청나게 가기 싫었는데 할수 없이 갔죠...
저 맏며느리구 외며느리 입니다...
글구 첨 제사기두 하구...
가자마자 냉장고 정리 시키더군요...
시엄마 손이 어찌나 큰지 무슨 음식만하면 왕창 하시는데...
그거 다 냉장고에서 상해서 음식 다 버렸어요...
큰 고무다라이 하나정도는 버렸을거예요....
어찌나 아깝던지....
글구 다 버리구 그 그릇들 다 설겆이 하구...
또 아침먹은 설겆이 하고 있으려니까
어디 다녀오신다면서 마루랑 방을 청소해 놓으시라더군요...
마루랑 안방 청소하는데...
어설프게 할수 없잖아요...
친정집두 아니구 우리집두 아니구....
깨끗이 안하면 욕먹을까봐...
먼지하나 없이 화장대며 어디며 다 먼지 닦고...
무슨 먼지는 그렇게 많던지...
날씨는 덥고 땀은 쭉쭉 나오구...
그렇게 청소하구 있으려니 참 내신세가 처량하더라구요...
친정집에 있을땐 내방두 청소 안하구 살았거든요...
그렇다구 엄마가 해주신건 아니구 제가 원래 좀 게을러서 청소 잘 안해요....
그나마 아가씨 오셔서 많이 도와줘서 한숨 돌렸져...
아가씨 하는말이 엄마 왜 그러냐구...
청소 자기가 하면 되는데 왜 시켰냐구 하더라구요...
그랬더니 시엄마 하는말 이제 지네 집인데 머 어떠냐구....
아니 거기가 왜 우리집입니까?
우리집은 거기가 아닌데...
거긴 시댁이구 어머님 집이지 내집이 아니라구요....
인제 앞으로 니가 다 하구 살아야한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가슴이 답답하더군요...
그리구 나서 아가씨가 해준 밥먹고...
본격적으로 음식장만....
손큰 시엄마 답게 왕창왕창 음식하고...
힘들어 죽는줄 알았어요... 더 얄미운건 도련님....
동그랑땡 제사상에 안올라가니까 안해두 되는데...
자기 먹고싶다고 하랍니다 글쎄...
어휴 정말 짜증나서...
또 그래서 동그랑땡도 왕창왕창!!!
도와주기나 하면 말도 안하지만
자기는 지방에서 편하게 티비보고 놀고 뒹굴뒹굴
와서 쓱 보더니만 이것저것 집어먹고..
맛이없다 어쩐다...

암튼 하루종일 11시까지 일했어요.....
나 태어나서 그렇게 일 많이 한거 첨입니다...
도대체 제사란건 왜 지내는건지...
짜증나 죽겠습니다...
첫제산데도 이러니 앞으론 어떻할지....

글구 울 아가씨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자기한텐 이런거 한번도 시킨적 없는데... 이상하네...
그말듣구 정말 서운하구 서럽더라구요
딸이랑 며느리랑 차별하는구나.....

제사 담날 물에젖은 솜처럼 몸 무겁구
두드려 맞은거 같구....
울남편 여기저기 주물러 주고...
밥해주고 설겆이 해주고...
먹고싶은거 말하라 하고....
정말 남편만 아님 살기 싫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