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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남자로 느껴지지 않음.


BY 죄송함. 2001-08-13

속상할때만 아줌마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약간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집 문제로 남편과 의견이 맞지 않고 도저히 남편의 말대로 하자면 내 집마련같은건 꿈도 못 꿀것 같아서 너무 속상해서 들어왔습니다.
저희는 약간 수도권을 벗어난 곳에 26평아파트를 분양받아 놓은 상태이지만 신랑이 회사가 너무 멀다는 또 2번이나 지하철을 갈아타야하는 관계로 그곳에 입주하기를 꺼려합니다. 물론 시댁에서도 조금 더 보태서 서울에다 샀으면 하시고 저희 친정 부모님도 마찬가지시랍니다. 그래서 요번에 조금 시세가 올랐길래 이 참에 팔아서 서울에 좀 적당한 곳으로 사려고 하지만 역시나 저희가 가진 돈으론 어림도 없는 얘기죠. 물론 시부모님에 조금 보태주시겠지만 집을 사면 세금내도 그밖에 여러가지 또 준비하는데 들어가는 금액 정도일겁니다. 그런건 사실 기대하지 말아야 하지만 평소 시어머님이 하신 얘기가 있어서 일단 계산에 넣어보더라도 약 1~2천만원정도는 우리가 대출을 내어야 서울에서 한 20평쯤 되는 아파트를 살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랑이 절대로 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아파트에 입주하는건 못하겠다는 겁니다. 대출을 내서 아파트를 전세를 주고 우리는 더 전세를 살자는데 그러면 뭐하러 빚내서 아파트를 사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왜 그렇게 집에 대해 집착을 하느냐고 합니다. 계속 전세살면 어떻냐고... 그게 말이 됩니까. 전세라는 이유만으로 집을 꾸미고 하는건 절대로 못하게 하고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이유로 전 남들이 옷 한번 살때 들이는 돈이 1년에 저 옷사는 액수일겁니다. 친정부모님한테 해드리는 것도 없고 시부모님께는 아이를 봐주신다는 이유로 한달에 한번씩 돈 드리는 거 외에도 일주일이면 거의 1,2만원을 시댁에 뭐 사가는데 들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둘이 맞벌이를 하고 있어서 대출을 내서 집을 사더라도 부담이 없지만 앞으로 자기혼자 벌면서는 대출금을 갚으면서 절대로 못 산다는 거죠. 물론 맞는 말이지만 이제부터 둘째도 갖고 시부모님이 봐주고 계신 첫째 아이도 이제는 제가 돌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도 힘들어 하시고 아이도 엄마랑 있고싶어하고...
아이가 엄마랑 있고 싶어하는 건 그렇다고 치고 아이를 데리러 갈때마다 힘들다 못 키우겠다,아이가 오늘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모른다하는 소리를 4년동안 계속 들어보싶시요.

둘째 언제 가졌으면 좋겠냐고 남편에게 의견을 물으면 언제나 조금더 있다가 조금더 있다가 그 소리만 합니다. 아니 올 초 전에 다니던 사무실을 퇴직할 무렵만 해도 올 7,8월에는 둘째를 갖자고 의견을 모았었지만 현재 제 월급이 자기보다 조금 더 많다는 이유로 이젠 제가 회사를 그만둔다면 너무 아깝다고 솔직하게 얘기합니다.
솔직히 아깝긴 하지만 한번도 남편으로써 제가 힘들다고 하더라고 진심으로 그만 집에서 쉬라소리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힘들다고 속상하다고 그만 둔다고 하면 그때서야 니 맘대로 하라고 하지요.

어떤 분들은 행복한 고민한다고 하는 분들도 계실거고 저도 여기에 글을 쓰면서 남편의 입장이 이해되기도 하지만 역시 한편으로 서운한 맘을 지울수가 없고 우울하기만 합니다. 오늘 날씨마냥뇨...

화가나서 말도 않하고 그대로 있어도 제가 화난지도 모르나봐요. 한마디로 답답합니다. 솔직히 제가 집에 집착하는 이유는 결혼을 하면 일단은 집이라는 기반이 가장 문제이고 그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신랑이 버는 거로 사는데는 별 지장이 없을거라 생각해서입니다. 제가 사치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좀 궁상을 떨면 떨었지요. 하지만 너무 속상해서 그만 내 맘대로 하고 살고 싶습니다. 집이고 뭐고...
그래서 신혼여행 갔을때부터 서운했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서 오늘 또 여기에 이렇게 글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