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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반란을 꿈꾸며


BY 딸 가진 엄마 2001-08-16

작년 가을 우리 시엄니 전화하셨다. 염소 잡았다고 먹고 가라고.
그 전부터 시엄니께 누누히 그런거 못 먹으니 해 주실거면 이왕 먹을 수 있게 한약으로 해달라고...
난 사골도 못먹는다.
어쩌다 갈비가 과하게 들어가도 바로 화장실로 직행인 체질.
애를 어떻게 낳을을까 정도로 많이 말랐다.
고마웠지만 먹을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너무 괴로웠다.
우리 시엄니 그전에 내가 못 먹는다고 그럴때 못 먹는게 어디있냐,
내가 해주면 다 먹을 수있다,여러망 하지말고 올라와서 먹어라....
울 신랑 시엄니께 전화드린 모양이다. 그 담날 내게 전화와서 니가 신랑을 조정해서 전화를 하게 만드느냐,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등등...
우리 시엄니 세상에서 자기하고 자기자식밖에 모른다.매일 갈때마다 울면서 내가 자식 넷을 어떻게 키웠는데 부모인냥,친구인냥,남편인냥 키웠다고 눈물 흘리시는거 한두번도 아니고 그땐 내가 짜증이 나서 한번 아무런 대꾸를 안했더니 시누하고 부엌에서 나를 씹고 있었다.
내가 있는데도.
어느 부모가 자식을 그렇게 안키웠을까
나도 우리딸 내 생명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 우리 친정부모님은 아닐까. 그게 자랑거리가 될까,한번도 아니고 그렇게 자주 며느리인 내게 얘기하니 듣기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지....
우리 시엄니 내게 전화해 욕 바가지로 한 다음날 친정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사돈어른한테 뭘 잘못했길래 친정집으로 전화해서 난리를 피우게 하냐고...
정말 천불이 났다.어떻게 친정에게 그렇게 어렵다는 사돈에게 전화할 수 있는지...
자신을 딸들을 그렇게 가르치지않았단다.
그렇게 가르치지않았다는 딸들 수시로 내게 전화해 시엄마에게 전화하라고 연락온다...
참 올해 설날 우여곡절 끝에 시댁 갔더니 울 시엄니 그 추운 겨울날.
당신 손녀 안고 있음에도 현관에도 못 들어오게 하고 쫓아내셨다.
그때 난 울면서 울 신랑보고 얘기했다.
나 이제 너희 엄마 안본다. 자기도 미안했던지 그러라구...
그러더니 저번 6월에 울 큰시누 전화와서 왈,시엄니가시골에 집을 지었는데 보일러와 씽크대를 돈이 없어 못했으니 너희가 장남이니까 해 드려라.
울 남편 장남맞다. 그래서 장가갈때 양가 상견례할때 울 시먼니 내는 돈이 없어 아무것도 못해줍니더,대출 받아서 결혼하라 했심더, 순간 우리 부모님 얼굴 굳어지고 집에 와서 너 다시 생각해봐라그러셨지만
난 그래도 잘 할수 있다고 생각했다.내가 진심으로 잘 하면 되겠지하고 결혼 한달 남기고 울 신랑 카드내역 뽑아보니 빚이 700만원 결혼하기전에 부모님 드리려고 한거 그대로 카드빚으로 꿀꺽.
결혼식날 축의금 우리 시엄니 주머니로. 신혼여행도 내 축의금으로 몽땅. 결혼하고 나서 울 시엄니 울집에 와서 왜 쌀통을 원목으로 안해왔냐 그러기를 수차례,결국 얘기했다.
당신 아들 카드값 물어준다고 못했다고. 그후론 쌀통얘긴 쏙.
당신 큰딸 결혼할때 중고해서 가서 불쌍하다고 우시면서 내겐 원목으로 안했다고....
가진것도 없이 눈은 높아서 장남은 지가 좋다고해서 맘에 안들었지만
그래도 결혼시켰다(나를 지칭함)
하지만 둘째 아들은 내 맘에 쏙 드는 며느리로 삼을끼다 아주 노래를 부른다.
그런 장남인 우리 남편 꼭 일년에 한번씩 카드사고 친다.
내가 몇달 벌어야 할거 하루밤 술값이라든가 기타등등
어라 올해는 금액도 많다.400만원이 다된다.
울 시누 200만원해달라길래 솔직히 얘기했다. 남편 이러이러하다고 그래서 150만원 밖에 못해주겠다고. 그랬더니 울 시누 왈 올캐가 집에서 어떡하길래 남편이 그러냐고.
황당 그 자체...
난 울 남동생이 그랬다면 올캐 입장으로 너무 미안할텐데.그리고 울 친정엄마가 올캐 친정에 그렇게 했다면 너무 창피하고 미안할텐데....
어떻게 내게 모두가 그렇게 당당할수 있는지.
울 시누 올캐 시엄니 부지런히 울 신랑에게 전화해서 닦달한 모양이다
시엄니한테 전화안한다고.
울 남편 내가 했으면 하는 눈치지만 하지않았다.설날때처럼 청심환 두알 먹고 해야되고 무엇보다 시엄니가 너무 미웠다..
결혼 5년차.
남편의 사랑도 시들.돈은 모였다싶으면 시댁 아니면 남편수중으로.
너무 허무해 돈을 모으고 싶지않다. 아직 전세금도 없는데
울 시엄니 오늘 내게 전화하셨다.
아마 큰맘먹고 하셨겠지. 몇마디 어색한 애기가 흐르다가 울 시엄니 또 삐딱하게 니 시엄니 연락안하니까 마음 편하재......
또 사람을 떠 본다. 전화하셨으면 그냥 안부만 물으면 끝날 일을 꼭 사람 속을 뒤집는다.
난 이젠 안 참기로 했다.평소의 나같으면 찍소리 못했겠지만 오늘은
나도 모르게 예하고 대답이 나왔다. 그랬더니 편했으면 됐지 말은 그렇게 해놓고 화를 내면서 끊느다.
그러고 나서 남편 전화와 어떻게 그럴수 있나 화낸다.
기본적인 예의가 있지 어쩌구 저쩌구
미친 X 자기 식구들은 기본이 있남.
이제 난 대담하고 강해지기로 했다.그저 예예했더니 나를 아주 바보 멍청이로 안다.
사실 조금있으면 울 시누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또 내게 전화하겠지만
이젠 나도 대들어야지...
그나저나 아까 울시엄니 하필 점심먹고 있을때 전화와서 전심먹은거 다 토하고,지금도 손발이 덜덜 너무 무섭다. 저녁에 남편 얼굴은 어찌볼지.
하지만 강하게 밀어붙이기로 했다.
약국가서 청심환 사먹고 한의원가서 약 지어먹어야겠다.
돈 아끼느라 몸이 말이 아닌데 이젠 돈에 연연해하지 말아야지....
아줌마들 저 잘하고 있는걸까요?
울 친정부모님하고 울딸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제게 용기를 주세요. 조언도 좋구요...
저 이제 약국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