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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한테 들은말.


BY 심난합니다. 2001-08-19

저는 아이하나있는 전업주부랍니다.
(참고로 저흰 5천짜리 집, 그리고 남편 연봉이 2천이 조금 넘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낮에는 회사원이요, 밤에는 대학생이랍니다.)
신랑이 휴가라서 시가와 친정에서 절반씩을 보내기로 하고 다녀왔드랬습니다.
근데 친정에서 있었던 일때문에 몇일이 지난 지금까지 심난합니다.

시가에 들렸다 친정으로, 그리고 모든일정을 마치고 저희집으로 돌아오는날 아침 저희 엄마가 저에게 용돈 드리고 갈거면 본인을 주고 가랍니다. 이래저래 병원비가 많이 든다구요.
(참고로 저희 친정아버지 70대 초반, 친정엄마 60대 후반, 친정 아버지는 아픈데가 없으시구요. 친정엄마는 한 10여년 이상을 병원다니시며 사신답니다. 몸이 약하시구요, 고혈압에 골다공증이 약간 있으시거든요. 근데 너무 약에 의존하시는 스타일이시라 별약을 다드십니다.딸들을 보면 항상 아프시다 그러구요. 아들이나 며느리 앞에서는 그런말도 잘 못하시죠.항상 병원을 끼고 사시기 때문에 경제권 가지신 아버지가 가끔씩 돈을 안주실려고도 한답니다.)
그래서 엄마에게 용돈을 드렸습니다.
일년에 평균 5번정도 보는 친정부모님, 용돈 많이 드리고 싶지만
저희도 생활이 있고 그런데다 이번에는 엄마말씀도 있어서
엄마에게 용돈 7만원을 드렸습니다.아버지는 드리지 못했구요.
지갑에 가진돈이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엄마가 용돈을 받으시며 저에게 그러시더군요.
"니네 아빠가 너더러 독한년이라더라. 용돈 조금 준다고."
저 그말 듣고 친정집을 나서는 동안 친정아버지 얼굴을 쳐다볼수
없었습니다.

아무일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 그말을 듣고 너무 마음이 이상합니다.
5월달에도 부모님 찾아뵙고 조금이나마 용돈을 드렸었구요.
엄마에게 항상 물어봐서 언니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할도리 한다고 했습니다.
작년에는 아버지 이 새로 하셔서 돈 보탰구요. 어머니 혈압때문에 입원했을때도 돈 해드렸습니다.5자매 다 합쳐서요.(제가 7남매중 막내거든요.)
저희아버지 조금 지으시는 농사에서 쌀이 나오면 딸들은 돈내고 가끔씩 사오고 아들들은 공짜로 부쳐주십니다.
가끔 고춧가루나 먹을 깨만 조금씩 얻어오곤 합니다.
그리곤 친정이 시골이래봤자 뭐 없습니다.
저희 친정집 가보면 아들 둘 주소만 적어져있고 딸들집은 전화번호밖에 적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런말 까지 필요없겠지만 저 고등학교도 상고 진학해서 장학금받고
다녔구요. 사회생활하다가 친정에 손하나 안벌리고 결혼했습니다.
그러고도 전 독한년이란 소릴 들어야 하나요?
친정에 얼마를 더 해드려야 하나요.
신랑 월급 친정에 갔다 받쳐야 친정아버지 마음에 드실까요.
연세많으셔서 항상 잘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했던 노력은 아버지 마음에 전혀 차지 않았나봅니다.
그 말을 들으니 이제 친정가기가 왠지 싫어집니다.

저희 결혼할때 시댁이나 친정에서 받은것 하나도 없습니다.
근데 결혼할때 집사준 시댁이나 혼수 친정에서 해준 집은 딴나라
얘기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