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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살아야하는지...


BY na1004two 2001-08-19

정말 헤어지고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음도 단단히 먹었는데... 또 이렇게 무너지나 봅니다. 살아가는게 왜 이렇게 힘이들까요. 내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과 주위의 반대도 무릎쓰고 엄마 실망시켜가며 한 결혼인데...지금까지는 그사람이 그래도 날 아끼고있다고 철썩같이 믿으며 살았었는데...이제는 아니네요.
남의집 며느리라는것, 그것도 너무나 없이 사는집 며느리, 결혼생활 이제겨우 3년되가는데 왜그리도 말도많고 탈도많은지..
이제는 자신이 없습니다.
남편은 한번 결혼했던 사람입니다. 딸도 있구요. 아이 엄마가 애낳은지 3개월도 못돼 병으로 죽었답니다. 결혼한지 8개월만에.. 그래서 시댁식구들은 그아이에 대한 사랑이 정말 각별합니다. 특히 시어머니는 그아이에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서(갓태어났을때부터 키우셨으니까요)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더군요.
그아이로 인해 굉장히 많이 싸웠습니다. 거의 제가 당했지만요. 저라고 왜 아이가 안불쌍하겠습니까. 남편 불쌍하고 애불쌍해서 결혼한건데.
정말 잘해주려고 했는데...
시댁에서 데려다 키우려고 해도 키울능력이 안되네요. 적어도 내가 데리고 있으면 이런저런 말은 안듣고 살것같은데..어머니가 주려고 하실지..또 이제4개월된 딸때문에 힘들기도하고..무엇보다 경제적으로 힘이드네요. 지금살고있는 이집도 팔아 남편 빚 갚아야하는데.. 여태까지 내가 모르는 빚이 뭐가 그렇게 많은지. 내게는 말도하지 않았습니다. 3년이나 살았는데 그걸 모르고 있었다는게 참 대단합니다. 이렇게 사는것도 부부라고할 수 있는건지.시누이는 내가 남편을 편하게 해주지 못해서랍니다. 그래서 얘기를 못한거라고. 남편도 그러더군요. 내가 항상 인상쓰고 있어서 무서워서 못했다고.
나도 내자신이 그리 싹싹한 성격도 못되고 웃음도 별로 없다는 것 잘 압니다. 항상 그점이 컴플렉스였는데 남편한테 그리고 시집식구들한테 한소리 들으니까 도저히 어떻게 표정관리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내가 변해야 하는건지...
무엇보다도 이제는 시댁식구들이 너무 싫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남편과의 사이에 예전과같은 사랑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자기가 거적깔고 사는한이 있어도 나 방한칸은 마련해준다고 했을때 모르는척 그러자고 할걸...매달렸습니다. 정떨어졌다는 그사람 한테 난 그래도 사랑한다고 다 잘못했다고 정말 잘하겠다고....
그런데 나에게 아직도 사랑이란게 남아있는지 나자신도 모르겠네요.
지금 결심하지 않으면 평생을 이렇게 말들어가며 어렵게 살아야할텐데..
그사람 어제 아이엄마 산소에 갔다왔다고 하네요...왜 이렇게 허전하고 외로운지 모르겠습니다..